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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군’ 장준하 정신, ‘서대문 형무소’서 다시 타오르다추모전시회 시작…백기완 “장준하 뜻, 실천적으로 발전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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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필 기자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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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3.23  15:41:09
수정 2013.03.23  21: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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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 영원히 헤엄치리. 조국의 역사 속에 핏빛으로...”

머나먼 이국땅에서 조국의 독립을 염원하며 썼던 시구(詩句)처럼 ‘그의 정신’이 역사 속에서 다시금 힘차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우리 현대사에 한 그루 거목처럼 오롯이 서 있는 그의 이름은 다름아닌 장준하다.

   
▲ 23일부터 시작된 고 장준하 선생 추모 전시회 ⓒ go발뉴스
고 장준하 선생 추모전시회 ‘장준하가 꿈꾸던 조국’이 23일 오전부터 시작됐다. ‘장준하 선생 겨레장’의 서막을 여는 이번 전시회는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려 그 의미를 더했다. 영원한 독립군이자 민주주의자로 살아온 장 선생을 기리는 데에는 안성맞춤의 장소인 셈이다.

이날 개막행사에는 유광언 공동상임대표를 비롯한 장준하선생 암살의혹규명 국민대책위원회(이하 국대위) 측 인사들과 장 선생의 장남인 장호권 <사상계> 대표가 참석했다. 국대위 고문을 맡고있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과 자문위원인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이번 전시회를 후원한 문석진 서대문구청장도 자리에 함께했다.

“장준하 선생은 독립군이자, 통일운동의 아버지, 창조적 민주주의자”

첫 연설자로 나선 백기완 소장은 특유의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열변을 토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분열주의의 원흉’, ‘유신독재의 원흉’이라고 규정하며 “장 선생님을 잔인하고 비겁하게 학살했다”고 주장했다.

   
▲ 고 장준하 선생 추모전시회에 참석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 go발뉴스
백 소장은 박근혜 정권에 대해 “유신독재의 잔재요, 잔당”이라는 비판을 퍼붓기도 했다. 아울러 “(전시회에서) 장 선생님의 사진만 보지말고 (장 선생님이) 살아왔던 역사를 우리에게 깨우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개막행사가 열리기 전 ‘go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백 소장은 “친일파 박정희가 독립군 장준하를 죽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선생을 ‘통일운동의 아버지’, ‘창조적 민주주의자’라고 평가한 백 소장은 “장 선생의 뜻을 우리들이 실천적으로 이어 발전시켜야 한다”고 기자에게 당부하듯 말하기도 했다.

백 소장에 이어 연설에 나선 유광언 공동대표는 “그간 장준하 선생의 암살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유골)감식 결과가 26일 나온다”며 “그 동안 온 국민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지금까지 아무 문제없이 (감식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 (감식) 결과를 갖고 여러분과 힘을 합쳐 살인범을 찾을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같이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장 선생은 가장 어려운 민족 고난의 시절에 나라를 살리기 위해 민족 해방을 외쳤던 민족지도자였고 박정희 유신체제에서 그 해결을 위해 가장 앞장서 고생한 분”이라며 “대학 2학년 때 연세대 강당에서 장 선생과 함석헌 옹의 역사적 연설을 들었는데 그때의 감동이 물밀듯 잠겨온다”는 소감을 나타냈다.

참석자들의 연설을 묵묵히 듣고있던 장호권 대표는 “유가족으로서 이런 일을 준비해주신 여러분들이 고맙다”고 말문을 열었다.

장 대표는 “우리 민족의 큰 지도자인 장 선생님의 삶을 보여주는 일들에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장 선생님의) 장례를 치르면서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한 투쟁의 장이 시작될 것으로 생각한다. 국민들과 함께 떳떳하게 힘차게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 23일 열린 고 장준하 선생 추모 전시회의 개막행사 ⓒ go발뉴스
참석자들의 발언이 끝난 후 사회에 나선 정세일 국대위 상임대표가 “이제 (테이프) 커팅을 시작하겠다”고 하자 백 소장은 “‘커팅’이 뭐냐. 우리말로 해보라”고 주문했다. 이에 정 대표는 당황한 듯 웃으며 “색동헝겊 자르기”라고 정정해 현장에 모인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아직 막 내리지 못한 유신, 이제는 종식시켜야...”

개막행사가 끝난 후 참석자들은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의 안내를 따라 전시회장을 둘러봤다. 전시회장은 다름아닌 예전 서대문 형무소 옥사(獄舍)였다. 많은 독립운동가들과 민주화 운동가들이 투옥됐던 감방 사이사이에는 ‘독립군 장준하’, ‘국회의원 장준하’, ‘재야인사 장준하’, ‘언론인 장준하’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배치돼 이들을 맞이했다.

장 선생이 해방 전 일본군을 탈출해 독립군으로 합류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구국장정’ 연보와 장 선생의 민주화 운동 활동이 적힌 ‘민주화연보’도 전시돼 참석자들로 하여금 장 선생의 ‘불꽃같은 삶’을 되돌아보게 했다.

여기에 김구, 김규식 선생 등 임시정부 인사들이 장 선생에게 보내준 편지와 김구 선생이 준 태극기도 볼 수 있었다. 다만, 실제 유물이 아닌 사진만이 전시된 점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을만한 대목이었다.

   
▲ 고 장준하 선생 추모전시회를 둘러보는 개막식 참석자들 ⓒ go발뉴스
분위기는 비교적 화기애애했다. 참석자들은 감회에 젖은 듯 사진들을 둘러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장 선생이 ‘3선 개헌반대’를 외치는 연설 사진을 보며 백기완 소장이 “저 구석에 나도 있을거야”라고 말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허허”하는 웃음소리가 터졌다.

마침 장 선생과 나란히 법정에 선 백 소장의 젊은 시절 사진이 보이자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사진 잘 나왔다”, “미남이시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장호권 대표는 장 선생이 구속 전 자택 앞에서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는 사진을 보며 예전 집의 모습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전시회 관람을 마친 참석자들은 박수를 치며 ‘장준하 정신’의 부활을 자축했다.

개막행사가 끝난 후 ‘go발뉴스’와 만난 장호권 대표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유신이 시작된 이래 아직까지 유신의 막을 내리지 못했지 않느냐”며 “유신을 종식시켜야겠다, 더 이상 유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이 나라의 희망에 없다는 것이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의미”라고 답했다.

   
▲ 고 장준하 선생의 장남 장호권 <사상계> 대표 ⓒ go발뉴스
장 대표는 “유신은 군사독재이고 쿠데타를 일으켜서 나라를 말아먹은 것이지만 그 근원은 친일에 있다고 본다. 친일 청산이 안되는 상태에서 친일과 군사독재가 이 나라를 힘들게 만들었다”며 “이번 행사는 장 선생님의 뜻과 장 선생님이 추구했던 이 나라의 미래를 제대로 안착시키고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전시회를 시작으로 ‘장준하 선생 겨레장’은 본격적인 일정에 들어갔다. 오는 26일에는 장 선생의 유골 감식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열린다. 그간 장 선생의 사인(死因)을 놓고 많은 의혹이 제기된 만큼 감식결과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법의학계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이자 이번 감식을 맡은 이정빈 서울대 명예교수가 발표에 나선다.

장 선생의 분향소는 28일 정오부터 30일 오전 9시까지 서울광장에 마련돼 일반 시민들의 조문을 받는다. 29일에는 서울 대한문 앞에서 추모문화제가 개최된다. 장 선생의 유해는 30일 서울광장 분향소에서의 발인제,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의 노제를 거쳐 이날 오후 2시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장준하 공원에 안장된다. 전시회는 다음날인 31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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