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안전보다 상품화 강요 태도”…네티즌 “기장도 치마 입혀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2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해 여 승무원에게 바지 유니폼을 허용했으나, 이를 신청하는 직원에게 취소 압력을 가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사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표명했고, 이에 여성단체는 “대체 치마를 고집하는 게 승무원 업무와 무슨 관련인가”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18일, 아시아나항공과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15일부터 여성 승무원 3500여명을 대상으로 바지 유니폼 신청을 받은 뒤 신청자 일부에게 취소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승무원 ㄱ씨는 “유니폼을 담당하는 부서로부터 바지 유니폼을 신청하지 않으면 안 되겠냐는 전화를 받았다”며 “동료 승무원 중 경력이 짧거나 회사 정책에 비교적 협조적인 직원이 주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권수정 아시아나항공 노조위원장은 “유니폼 담당자가 ‘바지 유니폼 신청 여부가 인사 고과에 반영되고 신청자 명단도 임원에게 통보 된다’며 일부 여성 승무원에게 신청을 취소하라고 연락했다”면서 “접수 초기만 하더라도 바지 유니폼 희망자가 꽤 많았지만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여론이 커지면서 신청자도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경향>은 여성 승무원은 치마만 입어야 한다는 ‘불문율’이 여전한 셈이라며 실제로 지금까지 바지 유니폼을 신청한 여성 승무원은 전체의 2.3%인 81명뿐이라고 보도했다.
인권위는 지난 2월 치마만 입을 경우 비상상황 대응 시 어려움이 있는 점, 국내 타 항공사들이 바지를 선택적으로 착용할 수 있도록 한 점 등을 들어 아시아나항공 측에 유니폼으로 치마 외 바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라고 권고했다.
이와 관련, 최상림 전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go발뉴스’에 “치마만 입어야 된다는 자체가 시대착오적인 이야기다”며 “실제로 고객의 입장에서 승무원이 안전하고 편안한 서비스를 원하는 거지 복장에 신경을 쓰겠나”며 일침했다.
최 전 대표는 “승무원의 업무와도 관계없다”며 “(사측의) 한국의 아름다움이 치마에서 비롯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꼬집었다.
아시아나항공이 인권위의 권고를 무시한 것에 대해 정치권도 반발하며 시정을 촉구했다.
민주통합당 정혜은 부대변인은 19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여성승무원은 위급하게 항공기에서 탈출할 상황에서 승객을 안고 내려가야 하고 일부 승무원들은 비행 중 난기류에 치마를 신경 쓰다 부상을 당하기도 한다”며 “아시아나항공의 행태는 여성승무원에게 탑승객의 안전과 서비스보다 기업이익의 극대화와 상품화를 강요하는 태도가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정 부대변인은 “탑승객들은 승무원의 옷을 보고 비행기 표를 사지 않는다. 친절한 서비스와 따뜻한 미소로 편안하고 안전한 비행이 되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19일 ‘go발뉴스’에 “노조 측 입장은 사실 무근”이라며 “유니폼을 신청하는 개인 아이디가 따로 있고 개인별로 신청하는 시스템이다. 회사 측에서 관여하는 게 불가하다”고 밝혔다.
SNS에서는 이같은 소식에 “아시아나 변명 중 제일 웃긴 게 ‘바지가 의외로 기내활동에 불편하다’. 저 길이 스커트면 좌석에 앉을 때 자세부터가 불편해진다. 정말로 치마가 편하면 당장 기장 부기장 스튜어드 다 치마 입혀라”(set*****),
“일하는 여성들이 편한 바지를 입고 행동을 자유롭게 해주면 좋을 텐데 꼭 치마를 입어야 고급스런 한국의 아름다움?”(eul******), “바지 입으면 한국의 아름다움이 죽니? 그냥 노조가 싫다고 말을 왜 못 해”(twit*********) 등의 비난 의견이 잇따라 게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