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전 직원 “마티즈 임과장, ‘간첩조작’ 권과장 벤치마킹한 듯”

“자살 기도 방식, 유서 등 비슷…‘단기기억상실증’으로 시한부 기소중지됐던 사건”

▲ 2015년 7월18일 국정원 해킹 의혹과 관련해 유서를 남기고 숨진 국정원 직원 임모 과장이 발견된 빨간색 마티즈 차량. <사진제공=뉴시스>
▲ 2015년 7월18일 국정원 해킹 의혹과 관련해 유서를 남기고 숨진 국정원 직원 임모 과장이 발견된 빨간색 마티즈 차량. <사진제공=뉴시스>

김상욱 전 국가정보원 직원은 2015년 마티즈 사건에 대해 25일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에서 권모 과장을 벤치마킹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욱씨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유우성씨 간첩 조작 사건 때 증거 조작 혐의를 받고 있던 권 과장이 자살 기도를 했는데 똑같은 방식이었다”며 이같이 의혹을 제기했다. 

김상욱씨는 이명박 정권 당시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처음으로 제보한 전직 국정원 직원이다. 23년간 국정원에 재직했던 김씨는 2009년 3급 부이사관으로 퇴직했다. 

‘국정원 권 과장 자살기도’ 사건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과 연루돼 일어났다.

2014년 3월 국정원 대북파트 권모 과장은 중국 선양 현지에서 유우성씨의 간첩 혐의를 뒷받침하는 위조문서를 입수하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검찰 조사를 3차례 받은 뒤 자살을 기도했다. 

권 과장은 3월22일 번개탄을 피워놓고 자살을 시도했으나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권 과장은 ‘블랙’(신분을 밝히지 않는 비밀요원) 요원으로 주선양 총영사관에서 부총영사로 근무했다. 

김상욱씨는 “권 과장이 자살 기도를 했는데 마티즈 임 과장과 똑같은 방식이었고 편지 내용도 ‘원장님 대공수사를 훌륭하게 하지 못해 죄송합니다’였다”고 지적했다. 

당시 “국정원장은 남재준씨였다”며 “권 과장이 9장 분량의 유서를 남겼다고 했는데 완전히 공개되지 않았다”고 2014년 사건을 되짚었다. 

김씨는 “살아난 권 과장은 단기기억상실증으로 출입국 기록 조작 의혹 관련 부분만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서 빠져나갔다”며 “시한부 기소중지를 했던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 2015년 7월18일 국정원 해킹 의혹과 관련해 유서를 남기고 숨진 국정원 직원 임모 과장이 발견된 빨간색 마티즈 차량. <사진제공=뉴시스>
▲ 2015년 7월18일 국정원 해킹 의혹과 관련해 유서를 남기고 숨진 국정원 직원 임모 과장이 발견된 빨간색 마티즈 차량. <사진제공=뉴시스>

이어 김씨는 “마티즈 임 과장, 고인에게는 죄송한 얘기지만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면에서 명백하게 규명돼야 한다”며 “권 과장 사건을 벤치마킹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처음부터 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국정원 댓글 사건을 보라, 국정원 직원들이 그렇게 치밀하지 못하다”며 “누가 책임지고 죽이고 그럴 수 없는 것”이라고 타살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러면서 김씨는 “권 과장 사건을 벤치마킹해서 자살극을 벌이고 국회나 검찰 조사에서는 단기기억상실증으로 가려고 했던 것이 사고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라고 추정했다. 

김씨는 “임 과장의 부인은 부친과는 달리 남편 필체가 맞다고 얘기한다”며 “실제 자살 기도는 했는데 기도에 그쳐야 하는데 제 생각에는 창문을 열고 닫는 과정에서 뭔가 잘못되지 않았을까”라고 유추했다. 

부친이 말하는 임 과장 얼굴의 상처에 대해서는 김씨는 “부모의 심정으로 보니까 그랬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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