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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의 이별’은 없다…원세훈 출현 기다린 ‘매의 눈’들시민들, 인천공항서 ‘원세훈 출국 감시’ 활동…‘go발뉴스’도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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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필 기자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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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3.24  23:44:13
수정 2013.03.30  19: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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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발뉴스
우려됐던 ‘공항의 이별’은 없었다. 24일 출국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은 끝내 이날 인천국제공항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른바 ‘국내정치 개입 지시의혹’으로 시민단체들에 의해 고소, 고발당한 원세훈 전 원장의 출국을 감시하기 위해 자발적인 움직임이 일어났다. 24일 인천공항 각 출국장 입구에는 원 전 원장의 ‘출현’을 기다리는 ‘매의 눈’들이 자리잡았다. 장정욱 시민감시2팀장을 비롯한 참여연대 회원들과 소식을 듣고 자발적으로 달려온 시민들이었다.

여러 언론들을 통해 원 전 원장에 대해 검찰이 출국금지를 내렸다는 보도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휴일에 공항으로 출동한 것이다. 만에 하나라도 원 전 원장이 출국할 경우, 이를 막아야 겠다는 의지가 가득해보였다. 여느때처럼 여행객들이 오가는 인천공항에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지난 18일 원 전 원장의 정치개입 지시의혹을 최초로 폭로한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도 ‘감시단’ 대열에 합류했다. 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원 전 원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인천공항으로 달려왔다.

‘한류스타’ 대접 맞먹는 ‘원세훈 찾기’…각 출국장 나눠 감시

이상호 기자와 ‘go발뉴스’ 취재팀도 이들과 함께했다. 이 기자는 이날 트위터(@leesanghoC)를 통해 “‘국정원 대선공작 규탄과 행동대장 원세훈 보호’를 위한 발뉴스의 현장취재 제목은 ‘오렌지 프로젝트’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이날 공항 바닥에 앉아 ‘실시간 트위터 중계’로 현장상황을 전하며 출국장 게이트를 날카롭게 응시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이날 출발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행 항공기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go발뉴스’의 확인 결과, 이날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샌프란시스코 행 항공기는 모두 11편이었다. 이들 항공기는 오후 4시 10분(2편)과 4시 40분(3편), 5시 10분(3편), 5시 40분(3편)에 출발이 예정돼 있는 상황이었다.

혹시 이날 ‘도미’(渡美)할지도 모르는 원 전 원장의 모습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이들 항공기의 탑승수속이 모두  끝날 때까지 각 출국장 입구를 나눠 지키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한 시민은 인천공항 귀빈실 입구 주차장에 ‘잠복’하기도 했다. 형사가 따로 없는 셈이었다.

   
▲ 24일 인천국제공항에 모인 취재진들의 모습 ⓒ go발뉴스
<오마이뉴스>와 <뉴스타파>, <팩트TV> 등 약 10명 남짓한 취재진들도 이날 공항에 나와 원 전 원장의 출국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들 역시 각 출국장 앞을 지키며 원 전 원장의 모습을 포착하기 위해 대기했다.

이쯤 되면 원 전 원장에 대한 언론의 ‘대접’이 한류스타와 맞먹는다는 평가가 나올만한 대목이었다. 다만, 이른바 ‘메이저 언론’ 취재진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원 전 원장이 언제 나타날지 알 수 없었던 만큼, 잠시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자리를 비우는 것도 조심스러운 상황이었다. 수면시간에 상관없이 막연한 기다림은 ‘졸음’을 유발하는 법이지만 ‘원세훈 출국 감시단’은 꿋꿋하게 버티며 출국장 앞을 지켰다. 취재진들은 저마다 촬영장비를 손에 들고 출국장 앞을 서성거렸다. ‘go발뉴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날 원 전 원장의 ‘출국’을 감시하는 활동은 비단 인천공항에서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공항에서의 감시가 이어지는 동안 트위터 상에는 원 전 원장의 사진이 계속 리트윗됐다. 행여 ‘감시단원’들이 원 전 원장의 모습을 놓칠세라 ‘깨알같은’ 독려에 나선 것이었다.

“헛수고? 헛걸음? 우리가 원세훈 출국을 막아냈다”

진 의원도 다른 ‘감시단원’들과 마찬가지로 한 출국장 입구에 자리를 잡았다. 노란색 자켓과 초록색 스카프 차림의 화사한 ‘공항패션’을 선보인 진 의원은 ‘go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원 전 원장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 단호한 진상규명의 의지를 나타냈다.

   
▲ 기자회견에 나선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 ⓒ go발뉴스
그는 “이 사안에 대해 이렇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원 전 원장 관련 의혹)은 기본적인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흐트러뜨리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정원의) 권력 오남용으로 얼룩진 근대사가 있지 않느냐. 그렇기 때문에 그 권력이 잘못 사용되는 것은 당연히 막아야 한다”며 “정말 중요한 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적절하게 활용해야 하는 기관이 본인들의 업무범위와 전혀 무관한 정권 안보를 위해 국내 정치에 개입했다는 것이 너무나 명백하게 드러나 있다”고 지적했다.

진 의원은 “제가 왜 이 자리에 와 있겠나. 수사의 기본 원칙은 핵심인물의 신병확보인데 신병확보가 이렇게 불안한 상태에서 사안이 어떻게 제재로 조사되고 확인될 수 있을까 우려를 갖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국정원은) 이미 비밀기관이기 때문에 더더욱 증거인멸의 우려가 크고 그 이상으로 사안의 중대성과 심각성은 정말 높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진 의원은 “(원 전 원장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정보기관 수장이었는데 그에게 부여된 혐의사실은 너무나 엄청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내용”이라며 “‘꺼진불도 다시보자’는 심정으로 (원 전 원장이) 정말 오늘은 출국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얻고 싶어서 왔다. 제가 오늘 여기 온 것이 정말 헛수고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진 의원의 바람대로 원 전 원장은 이날 샌프란시스코 행 마지막 항공기의 탑승수속이 끝날 때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감시활동을 마치고 모여든 시민들의 얼굴에는 “헛탕쳤다”는 느낌보다 ‘뿌듯함’이 묻어났다.

기자회견을 위해 취재진 앞에 선 진 의원도 “결국 원 전 원장을 오늘 공항에서 뵙지 않게됐다”며 “어떤 분들은 헛수고, 헛걸음이라고 얘기하실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결국 우리가 그분(원 전 원장)의 혹여 있을수도 있었을 출국을 막아낸 것이고 그 현장에 우리 모두가 각각의 증인이 됐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헌정을 유린한 중요한 너무나 중차대한 일이기 때문에 이후로도 이 사건은 명명백백하게 모든 사실이 다 검증돼야한다. 그것에 의한 결과에 따라 책임도 정확하게 물어야 한다”며 “이후에 이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된다는 생각은 여전하다. 이제 시작이다. 많은 분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전했다.

   
▲ 기자회견에 나선 참여연대 관계자들 ⓒ go발뉴스
참여연대 측 관계자는 “(원 전 원장이) 더 이상 어디로 가시거나 연구하러 가시겠다는 핑계가 아니라 이제 정확하게 수사받고 국민들에게 모든 것을 알리겠다는 마음으로 자진해서, 혹은 검찰의 요구를 받고 검찰청에 가셔서 모든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새 정부가 들어선 만큼 국정원도 국민들 앞에 진실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들은 저마다 ‘원세훈 전 원장 해외도피 하지마세요’, ‘경찰, 검찰은 원세훈을 수사하라’, ‘국정원은 정치금지, 원세훈은 출국금지’ 등의 문구가 담긴 피켓을 손에 들고 이날 기자회견에 임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21일 민변, 민주법연과 함께 공직선거법 및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원 전 원장을 고발한 바 있다.

한편,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검찰은 23일 오후 6시 이전에야 법무부에 원 전 원장에 대한 출국금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원 전 원장을 둘러싼 ‘국내정치 개입 지시 의혹’에 대해 어떤 수사결과를 내놓을 지 국민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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