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예상수익률을 지나치게 높게 잡는 등 현실을 무시한 채 주먹구구식 재정 운영을 하고 있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정부의 복지 정책 왜곡과 함께 기금 고갈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감사원이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 동안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을 대상으로 ‘국민연금 운용 및 경영관리실태’를 감사한 결과, 복지부는 지난 2013년 제3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발표에서 국민연금 기금이 2015~2019년 연평균 7.2%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2019년 기금 규모가 77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기금의 주요 투자처인 회사채의 실제 수익률은 지난 2013년 전후로 2.9 ~ 3.8%에 불과해 기금 운용 수익률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고 지적했다.

복지부의 이 같은 잘못된 수익률 추정은 기금 소진 시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감사원에 따르면 기금의 예상수익률을 1% 포인트 높일 때마다 기금소진 예상연도는 5년씩 연장된다. 만약 복지부가 설정한 예상수익률이 실제보다 3% 포인트 높다고 할 경우 실제 기금소진 시기는 복지부가 예상한 2060년보다 15년 이른 2045년이 된다.

감사원은 “기금의 예상수익률을 높게 산정하는 식으로 국민연금 재정을 추계해 기금소진 예측의 신뢰성이 저하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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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민연금공단은 기금 위탁 운용사가 금융사고나 부실 발생 시 배상할 수 있는지 여부를 따지지도 않고 기금을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6월 기준으로 배상 가능한 여력이 전혀 없는 것으로 평가된 A 회사에 대해 총 4248억 원을 위탁한 상태로 나타났다.

또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지원된 보험료를 횡령한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감사원은 단속률을 감안할 때 전체 횡령액이 22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