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 소속 해경들이 세월호 참사 당시 반쪽짜리 근무를 하고 CCTV삭제를 사전에 공모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뉴시스>가 보도했다.

광주지법 형사 11부는 4일 오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진도VTS 소속 센터장 김모씨 등 해경 13명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진도VTS 관제팀장 정모씨 등 피고인 3명에 대한 첫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이들은 세월호 사고 이후인 지난 5월 19일 아침 조회 당시 야간 근무 모습이 찍혀있던 진도VTS 내부 CCTV 녹화 내용 일부를 삭제하자는 공모를 벌인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2인 1조로 구역을 나눠 관제하도록 한 규정을 어기고 야간근무에는 1명만 관제를 맡은 사실이 드러날까봐 사무실 내부에 설치된 CCTV를 떼어내 저장화면을 삭제한 것이다.

▲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 내부. ⓒ go발뉴스

정씨는 “야간 근무 시 1명이 자리를 비우는데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센터장이 출근하면 정상 근무하고 퇴근하는 야간에는 변칙 근무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제소 직원인 이씨는 “아침 조회 때 결정돼 CCTV 내용이 삭제된 것으로 안다”고 증언했으나 그 결정은 규정에 따른 것이며 자신들은 직접 의사 결정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씨는 “CCTV를 뗀 것은 언론브리핑 대비를 위해, 내용 삭제는 규정상 보존 기간 30일을 제외한 나머지는 삭제해도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야간근무 때 관제요원 1명만이 관제업무를 전담하는 것은 ‘변칙근무’가 아니라는 주장도 나왔다. 또 다른 관제소 직원인 김모씨는 “이러한 일은 그 전에도 해왔다”며 변칙 근무가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진술했다.

이에 센터장 김씨의 변호인 측은 “관제소 직원들이 오후 11시 이후에는 근무자 4명이 1명씩 돌아가면서 변칙 근무를 섰고 센터장이 출근하는 오전 8시를 전후로 정상적으로 근무했다”며 직원들이 센터장을 속여가며 ‘변칙 근무’를 섰다고 주장했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15일 진도 VTS에서 현장검증을 진행하고 사무실 내 CCTV 설치의 위법성에 대해 판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