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조타수 “이준석 선장, 선내 대기 방송 지시”

기관장 박모씨 “천벌 받아도 할 말 없어.. 죽을 죄 지었다”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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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당시 승객들에게 “선내에 대기하라”는 방송을 지시한 사람이 이준석 선장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방송만 믿고 선내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승객들을 버리고 탈출한 이 선장의 이기주의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일 광주지법 제11형사부는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세월호 선장 이준석씨 등 승무원 15명에 대한 제20회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 법정에서는 세월호 사고 당시 조타기를 잡았던 조타수 조모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이 이어졌다. 조씨는 사고 당시 선실에 있었던 이 선장을 대신해 조타업무를 담당했었다.

검찰은 조씨의 수사기관 진술서를 증거로 제시했다. 해당 조서에 따르면 조씨는 “당시 영업부 직원이 조타실에 있는 항해사들 무전기로 승객들을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고 문의했다. 1등 항해사가 이준석 선장에게 어떻게 하면 되겠냐고 물었고 이에 선장이 침실에서 대기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검사가 “승객들을 침실에 대기하라는 방송을 지시한 것이 이준석 선장이냐”고 묻자, 조씨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1등 항해사가 양모 사무장에게 무전기로 선장의 지시를 전달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는 진술 내용에 대해서는 “정확하지 않다. 조타실에 있던 1~3등 항해사 중 한 명이 전달했고 선내 대기 방송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가 “이준석 선장이 지시한 것은 정확히 목격했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법정에서는 사고 당시 1등 기관사 손모씨와 구조를 기다리며 캔맥주를 마신 기관장 박모씨에 대한 심문도 이어졌다. 박씨는 “피해자 가족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을 받고 울먹이며 “천벌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죽을죄를 졌다”고 사죄했다.

박씨는 “뇌성마비로 지체장애 3급인 자식이 있다”며 “구조된 후 나중에 병원 가서 보니 전원 구조했다는 소식이 들려 안도했는데,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생각해도 자녀가 죽은 부모의 심정이 오죽했겠나 싶다. 변명 하고 싶지도 않고 천벌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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