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시뮬레이션 결과.. “퇴선명령 5분 만에 전원 탈출”

시뮬레이션 증거가치 여부엔 의문.. “변수 반영 안 돼”

세월호 승무원들이 사고 직후 퇴선 명령을 했다면 총 476명의 승객 전원이 빠르면 5분, 늦어도 10분안에 탈출에 성공했을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가 법정에서 공개되며 증거 가치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뉴스1> 등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임정엽)는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준석 선장과 선원들에 대한 제18회 공판에서 탈출 시뮬레이션 전문가인 박형주 가천대학교 초고층방재융합연구소장을 상대로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했다.

검찰은 세월호 사고 초기부터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수사를 도운 바 있는 가천대 초고층방재융합연구소의 ‘세월호 침몰시 가상대피시나리오 기반의 승선원 대피경로 및 탈출 소요시간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진행된 세가지 시나리오에 따른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각 시나리오는 사고 직후인 4월 16일 ▲오전 8시50분(세월호 기울기 30도 추정) 모든 피난경로를 가용해 좌현 3층 갑판으로 탈출 ▲인근 두라에이스호 선장 권고에 따라 오전 9시24분09초경(52.2도 추정) 3층 갑판으로 탈출 ▲1등 항해사가 조타실에서 나와 해경 123정으로 올라타려고 한 오전 9시45분37초경(59.1도 추정) 4,5층 갑판으로 탈출하는 시나리오 등이다.

ⓒ '해양경찰청'
ⓒ '해양경찰청'

그 결과 첫 시나리오에서 승객 476명 전원은 사고 직후 선장과 선원들의 퇴선 명령만 있었다면 단 5분5초만에 탈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두 번째와 세 번째 시나리오에 따른 결과에서도 각각 9분28초, 6분17초가 도출됐다.

박 소장은 “선장과 선원들이 퇴선 명령만 제대로 내렸다면 모든 시나리오에서 승객과 선원들 전원의 해상탈출이 가능했는가”라는 검사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고, 만약 선장과 선원들이 이른 시점에 퇴선 명령을 내리지 않았더라도 자신들이 탈출했던 무렵에 퇴선 명령을 했다면 모두 탈출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공판에서 변호인들은 검찰 측의 보고서 제시에 대해 변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사고 당시 실제 상황과 동떨어진 결과라고 반박했다.

변호인들은 기울어진 선체를 올라가다가 미끄러지거나 손톱이 부러질 정도로 급박했고 냉장고 등 집기가 쏟아지기도 했던 당시 상황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반론했다.

한편, 법조계 안팎에서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증거로써 가치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내놨다.

광주 지역의 한 법조인은 <연합>에 “복잡한 도식에 따른 결과라 해도 세월호의 현실과 동떨어졌다면 증거 가치를 크게 인정받지는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변호사들에는 (검찰의 논리를) 깨기 쉬운 자료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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