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들, 87년 6월을 기억하십니까?” < 사회 < 기사본문

고려대 학생들 “우리들의 6월 맞으러 거리로 나섭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고려대 학생들이 이번엔 ‘교수님에게 부치는 편지 - 6월 10일을 앞두고’라는 제목의 손글씨 대자보를 게시해 화제다.

9일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 정경대 후문에는 ‘가만히 있으라’는 사회에서 교수님들이 그만 가만히 있길 바라는 불손한 제자들이란 명의의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엔 “교수님들, 27년 전 87년 6월을 기억하십니까? 연세대학생 이한열이 최루탄에 맞았던 87년 6월을, 전국에서 몇천명이 시위를 하다 경찰서에 연행되던 87년 6월을, 그럼에도 계속해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몇백만이 거리에서 만났던 87년 6월을 기억하십니까?”라고 적혀있다.

이어 “내일, 당신들의 제자들이 다시 거리로 나갑니다. 우리들의 6월을 맞이하러 거리로 나갑니다. 87년 6월을 잊지 않기 위해서 거리로 나갑니다”라며 “세월호 참사는 생명보다 이윤이 먼저인 이 사회와 그 전통이 만들어낸 것이라 소리치러 갑니다. 아쉽게도 종강 수업은 듣지 못할 것 같습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6.10 민주항쟁 27주년을 맞아 전국 곳곳에 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10일 오후 8시 청와대 앞길에서는 ‘가만히 있으라 추모행진’이 열린다. 오후 7시에는 서울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규탄하는 ‘국민촛불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다음은 고려대학교 대자보 ‘교수님에게 부치는 편지 6월10일을 앞두고’ 전문

교수님들, 27년 전 87년 6월을 기억하십니까? 연세대학생 이한열이 최루탄을 맞았던 87년 6월을, 전국에서 몇천명이 시위를 하다 경찰서로 연행되던 87년 6월을, 그럼에도 계속해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몇백만이 거리에서 만났던 87년 6월을 기억하십니까?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던 사람들이 불의에 항거해 거리로 뛰쳐나왔던 87년 6월을 기억하십니까?

내일, 당신들의 제자들이 다시 거리로 나갑니다. 우리들의 6월을 맞이하러 거리로 나갑니다. 87년 6월을 잊지 않기 위해서 거리로 나갑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냈던 변화를 믿기에 거리로 나갑니다. 세월호 참사는 생명보다 이윤이 먼저인 이 사회와 그 전통이 만들어 낸 것이라 소리치러 나갑니다.

청와대로 향합니다. 무참히 밟히고 깨지고 결국 경찰서로 잡혀갈 것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나갑니다. 세월호 참사의 모든 책임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많은 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최고 책임자가 이윤보다 생명이 먼저인 사회를 만들 의지가 없어 보이기에 우리는 그것에 항의하러 갑니다. 무모하다고요. 87년 6월의 그들도 무모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겁니다.

아쉽게도 종강 수업은 듣지 못할 것 같습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사회에서 교수님들이 그만 가만히 있길 바라는 불손한 제자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