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한국사회 현주소에 일침.. “이것이 국가입니까”
경찰이 침묵행진 참가자를 전원 연행한 것과 관련, 대학가에서는 연행된 이들을 지지하고 경찰에 대한 규탄 내용이 담긴 대자보가 게시되는 등 한국사회 현주소에 일침을 가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퍼지고 있다.
19일 한 네티즌(__Son******)은 자신의 SNS에 “우리 학교 학생들이 홍대에 대자보를 붙여놨다”며 ‘이것이 국가입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 사진을 한 장 게시했다.
해당 대자보는 지난 18일 ‘가만히 있으라’ 침묵행진에 참가했다 연행된 성공회대학생들의 동문들이 쓴 대자보로, 올해 입학한 신문방송학과 신입생들이 게시했다.
대자보에는 “국민들은 18일 오후 2시부터 어떠한 불법적인 행위도 시행하지 않았다. 그저 기자회견을 열려고 했을 뿐”이라며 “경찰은 시위대의 행동을 불법이라 규정했지만 오히려 그들이 한 행동이 위법입니다”라면서 연행된 학우들의 이름이 언급되어 있다.
이들은 이어 “이제야 저는 분노합니다. 대학생이라는 허울 좋은 과실에 취해 국가답지 않은 국가에 숨어 있던 제가 부끄럽습니다”고 반성하며 “언제쯤 대한민국을 ‘국가’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올까요? 이렇게 걱정 해야만 하는 곳이 국가입니까?”라고 반문했다.
‘가만히 있으라’ 침묵행진의 최초 제안자인 용혜인씨의 학교에서도 교내에 성명서가 게시됐다.
성명서에는 “34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폭력과 야만이 판을 치는 세상을 더 이상 두 눈 뜨고 볼 수 없다”며 “시민과 학생들이 잘못된 세상을 바로 잡고자 거리에서 이렇게 열심히 움직이고 있는데 그런 순간에도 우리들은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며 함께 하자고 쓰여있다.
19일 연행된 학우들을 면회하고 온 최휘엽 정치외교학과 학생회장은 ‘go발뉴스’에 “처음 경험하는 일에 걱정이 많이 될 것 같아 힘을 실어 주기 위해 갔었다. (학우들이) 이번 대규모 연행으로 공포감이나 두려움이 큰 것 같다”며 “하지만 단순히 공포감 때문에 모든 정치의 장이 닫히는 건 말이 안 된다 생각하기에 다양한 의논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또한 “학내에서 대자보를 게시하는 등 후속 진행을 위한 회의나 추모 기획 등을 논의해볼 것”이라며 대학생들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려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도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규탄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었다.
“너희들은 필요없다! 서울과기대 검은 티셔츠 행동을 제안하며”라는 제목의 대자보에서 이 재학생은 “뭐든지 해봅시다. 다 같이 모여서 목소리라도 내보고, 슬픔을 나누는 것 이상으로 분노하고 이를 바꾸기 위한 행동을 삽시다”며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맙시다. 우리가 확인한 대한민국의 현실 함께 바꾸어나갑시다”며 검은 티셔츠를 입고 활동 공유 및 토론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