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어야 이해되는 ‘100만 원짜리 대자보’

중앙대 청소노동자 파업 지지 대자보 SNS에서 화제

중앙대가 청소노동자들의 파업 지지 댓글을 올린 학생한테까지 법적 조처를 취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청소노동자들을 지지하는 한 학생의 대자보가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 트위터(‏@gimcheol)
ⓒ 트위터(‏@gimcheol)

<경향신문>에 따르면 6일 중앙대에 붙은 것으로 확인된 이 대자보는 “모든 것이 잘못되었습니다. 학교의 주장은 결국 정당한 것입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또 대학이 파업중인 청소노동자가 교내에서 대자보를 붙이거나 구호를 외칠 경우 1회에 1인당 100만원씩 내게 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한 것과 관련해 “청소노동자들과의 합의는 기필코 받아내겠습니다. 백만원은 받을 생각 없습니다”라고 썼다.

얼핏 대자보를 글이 쓰여진 순서대로 읽으면 학교 측 주장을 지지하고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자보를 뒤로부터 거꾸로 내용이 달라진다. “백만원은 기필코 받아내겠습니다. 청소노동자들과의 합의는 목적이 아닙니다. 이윤창출이 유일한 미래입니다”로 읽힌다. 대자보의 진짜 의도가 마지막에 “절대 거꾸로 읽지 마세요”라는 ‘주의사항’에서 비로소 드러난다.

중앙대에는 이처럼 청소노동자들과의 연대를 강조하며 ‘100만원짜리’임을 자처하는 대자보들이 잇달아 붙고 있다.

‘100만원짜리 대자보’는 앞서 중앙대가 청소노동자들이 학내에 대자보를 붙이거나 손팻말을 들 경우 1회에 1인당 100만원씩 물도록 해달라고는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내 것을 학생들이 비꼬는 것이다.

현재 중앙대 측은 6일 교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교내 대자보 철거에 따른 사전 안내문’을 올리고 ‘7일 오후 5시까지 학교 허가 없이 부착한 대자보를 자진 정리 및 회수하라’는 요지로 공지한바 있다.

학교는 “기한까지 회수하지 않은 게시물·대자보는 철거하겠다”며 “신입생 선발이 진행 중인데 (대자보로 인해) 학교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중앙대 커뮤니티
ⓒ 중앙대 커뮤니티

한편 네티즌들은 이 대자보 사진을 퍼 나르며 “‏학교를 위한 대자보를 표방하고 결코 거꾸로 읽지 말라고 하지만 거꾸로 읽어야 제대로 이해가 되는, 중앙대 청소노동자들을 지지하는 어느 대학생의 기막힌 대자보”(@jir****), “참 기발합니다. 널리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중앙대 청소 노동자분들 파이팅!”(@sub****), “천재다. 우리가 80년대 있는것 같다. 밟을수록 꿈틀대는 생명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되는 현재인 것”(@wno****), “중앙대생들은 가슴을 펴라. 잘못된 건 너희들이 아니다”(@A_D****)라며 학생들을 응원하고 학교 측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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