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 교장 ‘안녕 대자보’ 경찰에 즉각 신고 논란

네티즌 “교장, 새누리 의원 동생.. 혹시 정치적 의도?”

서울의 한 여고 교장이 교내에 붙은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경찰에 신고, 10분 만에 경찰이 출동한 사실이 알려지며 ‘과잉 대응 아니냐’는 논란과 함께 네티즌들의 집중 포화를 받고 있다.

18일 <오마이뉴스>는 서울의 한 여고에서 이날 오전 6시 55분쯤 출근한 교장이 학내 게시판에 대자보가 붙은 것을 보고 노원경찰서로 신고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교장과 교사들은 이 학교 3학년 학생 한 명과 확인되지 않은 3명이 2종의 대자보를 붙인 사실을 확인했다.

교장은 7시쯤 노원경찰서에 신고 전화를 했고, 신고를 받은 해당 경찰서 소속 정보과 형사 1명과 지구대 소속 2명 등 경찰 3명은 10분 후 학교에 출동해 대자보를 떼어갔다.

이와 관련, 학교 관계자들은 ‘go발뉴스’에 “오전에 신고를 한 사실이 있었다”며 “신고를 받은 경찰이 대자보를 떼어갔다”고 이같은 사실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고려대학교 주현우 학생의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페이스북'
고려대학교 주현우 학생의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페이스북'

해당 학교의 교장은 <오마이뉴스>에 “우리 학교 학생 한 명 말고도 불순한 세력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경찰에 알린 것”이라며 “내용이 시국 관련이라 기말고사를 치르는 학생들이 봐 봤자 좋지도 않은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교장은 “이 벽보는 생활지도부의 검열 도장을 받지 않고 게시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문제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go발뉴스’도 해당 학교의 교장 및 교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자리를 비워 연결이 불가능하다”는 학교 측의 답변만 받았다.

해당 대자보에는 “저는 더 이상 법과 정치 교과서에 등장하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의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조항을 보며 의아함을 느끼고 싶지 않습니다”, “이제는 우리도 부족하나마 작은 목소리라도 내야 합니다. 깨어 있어야 합니다. 저는 더 이상 ‘안녕하지 못합니다’” 등 사회적 문제에 관한 우려가 담겨있었다.

<오마이뉴스>는 신고당한 대자보에는 내용 어디에서도 특별한 정치 성향이나 교장이 지적한 ‘불순한 내용’은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해당 소식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 SNS에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실시간으로 이 같은 내용을 퍼 나르며 분노를 쏟아냈고, 해당 학교 교장의 사진과 학교 홈페이지 주소, 전화번호 등을 함께 올리며 비난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한 네티즌(Par*****)은 해당 학교 교장이 새누리당 소속 의원의 동생임이 명시된 기사를 링크 걸며 “학생에겐 정치적 자유가 있고 교장에겐 정치적 중립의 의무가 있죠. 교장의 경찰신고가 오히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사람들의 의혹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라며 “자신의 정치적 성향 때문에 학생을 신고했다는 오명을 벗으려면 교장 스스로 경찰에 출두해 조사 받는 게 나아 보여요. 물론 존경하는 교장님은 그런 분이 아니겠지만요”라고 비꼬았다.

이 밖에도 “교육자가 학생을 보호할 생각은 안하고 잘못했다고 생각지도 않지만 잘못했으면 선 교육 후 경찰에 신고를 하던 가 아주 대단하신 양반이네요”(******lla), “일탈의 연속. 교장의 개인적인 일탈”(새로운형********), “이거 3자 고발 되나요? 교장의 정치적 중립의무가 지켜지지 않은 것에 대한 고발 하고 싶은데”(옆태**), “진짜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구나”(mli*****), “자기 학생을 보호해주지 못할망정, 사회문제 참여요구와 자성을 쓴 대자보를 경찰에 신고하는 교장”(gor****)이라는 등의 비난 글들이 잇따라 게시됐다.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