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차 촛불 “국정원 셀프 개혁안은 쓰레기통으로”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총체적 대선개입 및 박근혜정부의 수사방해 진상 규명을 위한 시민사회 시국회의’(이하 국정원 시국회의)가 24번째 범국민 촛불집회를 열었다.
14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관권부정선거 규탄 및 철도민영화 저지 촛불대회’란 이름으로 열린 촛불 집회에는 앞서 같은 자리에서 열린 전국철도노조의 대규모 집회에 참석한 철도노조와 민주노총 조합원 그리고 촛불시민 등 약 1만 여명이 참가했다.
이날 국정원 시국회의를 대표해 발언에 나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지난 12일 국가정보원이 국회 국정원 개혁 특위에 제출한 이른바 ‘셀프 개혁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변호사는 “국정원이 ‘셀프 개혁안’을 내놨는데 대국민 심리전은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라며 “국가기관이 일반인처럼 가장해 끊임없이 ‘아무 문제없다’ ‘비판하는 사람들은 종북이다’라고 해왔는데 이는 종들인 국가기관이 주인인 국민의 의식과 사고를 조작해 자기들 마음대로 하려했던 천인공노할 만행”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이를 반성하기는커녕 더 강화하겠다고 나선 국정원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물건을 훔치는 도둑이 더 열심히 하겠다고 하면 가만히 있을 수 없는데, 우리의 의식과 정신을 훔치는 도둑이 더 열심히 하겠다고 하는 것을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 국정원 셀프 개혁안은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날 집회에는 대자보 ‘안녕들 하십니까’로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고려대 주현우 씨와 그와 뜻을 함께하는 대학생 200여명도 함께했다.
주씨가 무대에 올라 “안녕들 하십니까”라고 인사하자 참가자들은 “아니요, 안녕하지 못합니다”라는 함성으로 답했다.
주씨는 이어 “우리는 여기 모인 사람들 수만큼이나 안녕하지 못한 이유를 갖고 있다”며 “안녕하지 못한 이유를 해소해야만 안녕할 수 있다. 그래서 밀양 송전탑, 철도민영화 문제를 비롯한 미래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지금 7,6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도 모자랄 판에 7,600명의 직원을 직위해제하는 몰상식한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철도민영화 반대투쟁에 나선 노조원들을 직위해제한 코레일과 정부를 비판하며 “우리의 안정된 일자리에 대한 요구를 왜 종북이라고 하는가. 그래서 우리는 안녕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주씨는 대자보를 붙인 이유를 설명하며 “서울시내 뿐 아니라 전국에서 대자보가 붙고 있다고 한다. 이는 우리가 말하는 것을 허락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나는 다른 걸 한 게 아니라 얼음 밑에 있던 들끓고 있는 뜨거운 열기를 수면 위로 올라오게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안녕하지 못한데 안녕하다고 말하면 안 된다”며 “그게 어떻게 종북이고 선동일 수 있는가. 다시 한 번 여쭤본다. 안녕들하십니까”라고 외쳤다.
정부의 공공부문 민영화 시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전국철도노조 박태만 상황실장은 “소위 ‘귀족노조’, ‘좌빨’이라고 불리는 공기업 노조가 파업을 하는데 국민들이 손가락질을 하는 게 아니라 응원해 주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무릎을 꿇을 때까지, 촛불시민들이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지치지 않고 철도민영화 반대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정부가 철도까지 모자라 의료까지 민영화 하려고 한다”며 정부의 투자활성화 대책을 비판했다.
정부는 지난 13일 발표한 제4차 투자활성화 대책에서 일반 병원이 자회사를 설립해 다양한 수익사업을 할 수 있게 했다.
우 정책 실장은 “박근혜 정권은 국민적 합의 없이 철도 민영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국민적 합의 했나?”며 “의료민영화도 마찬가지 KTX와 똑같이 자회사를 주식회사로 만들어 영리병원을 만들겠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 정권 자회사 전문 정권인가?”라며 “자회사를 통한 영리병원 설립 허용은 의료민영화정책을 이름만 바꾼 것에 불과하다”고 규탄했다.
한편 대한민국재향경우회 등 보수단체 회원 300명도 서울광장 건너편 인근에서 ‘종북세력’ 규탄 집회를 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