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모르는 학생 많아” 역사 바로잡기 집중
고려대 학생들이 대학의 설립자이자 친일파로 알려진 인촌 김성수를 미화한 교학사 교과서의 ‘역사 왜곡’을 비판하고 이를 알리는 ‘각시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유지영 씨 등 12명은 5일부터 12일까지를 ‘각시탈 주간’으로 선포했다. 이들은 5일 저녁 민족문제연구모임 김민석 사무국장의 ‘뉴라이트 교과서 파헤치기’ 초청 강연을 시작으로 집중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각시탈’은 허영만 원작 만화에 나오는 ‘항일 영웅’ 이름으로 최근 텔레비전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유 씨 등은 교내 민주광장에서 논란의 중심인 교학사 교과서의 문제점을 알리는 한편, 교과서 검정 무효화 서명운동, 기자회견 등을 벌일 예정이다. 각 학생회·학회·동아리 등도 이 프로젝트 동참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고려대 본관 앞의 김성수 동상을 대체할 인물을 학생들로부터 추천받는 ‘동상 다시 세우기 공모전’이 열린다. 투표를 통해 대체 인물이 결정되면, 이들은 학교 쪽에 동상 교체를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각시탈 프로젝트를 기획한 유지영 씨는 “김성수가 어떤 인물인지 잘 모르는 고려대 학생들이 적지 않고, 최근 학내에서 열린 ‘5·18 광주 민주화운동 사진전’ 전시물이 훼손되는 등 학생들의 민주주의 의식이 희석되고 있다”고 밝히고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선배들의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했다”고 <한겨레>에 설명했다.
한편 교학사 역사 교과서는 친일 인사인 김성수에 대해 “1940년 8월 일제가 동아일보를 강제 폐간시키자 고향으로 돌아가 광복 때까지 은거하였다. 일제로부터 창씨개명을 강요당하였으나 거절하였고, 일제가 주는 작위도 거절하였다”라고 기술해 학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김성수는 <동아일보> 폐간 이후인 1941년 국민총력조선연맹 이사를 지냈고, 1943년에는 자택의 철제 대문을 직접 떼어 일본 군부대에 헌납한 전력이 있는 인물이다.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교육홍보실장은 지난 9월 5일 교학사 교과서 검증을 취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에서 “교학사 교과서는 친일반민족행위자로 확정된 동아일보 창립자인 김성수에 대해 한 페이지 가까이 다루고 있다”며 “이는 국사 교과서가 아니라, 친일교과서”라고 규정한 바 있다.
그는 이어 “안 해본 친일 행위가 없을 정도인 김성수를 이 교과서에서는 지조를 지킨 독립투사로 묘사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