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 “암울한 시기.. 민주주의 별이 또 지다”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던 이문영 고려대 행정학과 명예교수가 16일 별세했다. 향년 88세다. 네티즌들은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문영 교수는 평생 한국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투신했다. 1976년 유신헌법이 민주헌법이 아님을 밝히는 3·1민주구국선언에 참여했다가 구속됐으며, 1979년에는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YH무역 여성노동자 170여명이 신민당사에서 벌인 농성을 도왔다는 이유로 감금당하기도 했다.
YH사건은 박정희 대통령이 만든 ‘국가보위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처음 위반한 사건으로 박정희 유신 정권 붕괴의 단초가 된 사건이다. 당시 국가보위법에는 국가안보를 위해 노동자의 쟁의를 제한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박 대통령이 사망하고 12․12 쿠데타로 등장한 신군부 세력은 1980년 이 교수와 김대중 전 대통령 등 23명과 함께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배후로 지목했다. 신군부는 이 사건 1심 판결에서 김 전 대통령과 이 교수 등 24명에게 실형을 선고했으며, 김 전 대통령과 이 교수는 각각 사형과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2003년 재심에서 이 교수는 무죄를 선고받았으며 김 전 대통령도 2004년 무죄 판결을 받았다.
특히 그는 1965년 학생들의 한일회담 반대운동을 탄압하기 위해서 군인들이 고려대 교정에 난입했을 때 항의문을 작성해서 낭독한 일화는 유명하다. 또한 1973년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장으로 있을 때는 지하신문을 만든 연구원들에게 월급을 주지 말라는 중앙정보부 압력을 거부했다가 학교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1927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 교수는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건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고려대 법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2년 고려대 명예교수로 은퇴한 이 교수는 아시아-태평양 평화재단 이사장, 함석헌 기념사업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평생을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故 이문영 선생의 죽음에 네티즌들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애도했다.
서울대 법대 한인섭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truthtrail) 고인이 생전에 했던 말을 상기하며 “이문영 교수님 별세. ‘겁 많은 자의 용기’로 기억하는 삶. 비폭력의 핵심은 꼬박꼬박 말대꾸하고.지켜야할 최소선을 지키는 것이란 말씀”이라며 명복을 빌었다.
문성근 국민의 명령 상임운영위원은(@actormoon) “이문영 박사께서 어제 밤 운명하셨습니다. 이 박사님은 76년 ‘3.1민주구국선언사건’, 80년 ‘김대중 등 내란음모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시는 등 행정학자, 기독교인으로서 이 나라 민주화에 생을 바치셨습니다. 깊이 애도합니다"라고 말했다.
전직 언론인이자 작가인 고종석 씨도(@kohjongsok) “이문영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고인을 기렸다.
일반 네티즌들 또한 “1965년 한일회담 반대운동 당시 군인들이 대학교정에 난입했을 때 항의문을 낭독한 의연한 지사였고, 민주화운동으로 수차례 해직당하고 YH사건․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4년6개월간 옥고를 치른 이문영 고려대 명예교수께서 타계하셨단다. 부디 영면하소서!”(@gre****) “또 한분의 이시대의 민주주의 별이 졌다. 영면을 바랍니다”(@cho****), “이 암울한 시기에 민주화 상징이신 분들이 세상을 떠나십니다. 삼가 교수님의 명복을 기원드립니다”(@woo****)라며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