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重 희망퇴직자 자살.. 정리해고 뒤 세 번째

진보당 “명백한 사회적 타살, 정부 대책 시급”

한진중공업의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로 회사를 떠났던 또 한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는 2011년 2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이후 세 번째 자살이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경남 김해시 한진 사원아파트 놀이터에서 한진중공업 희망퇴직자 최 모 씨가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 최 씨는 2000년 한진중공업에 용접공으로 입사해 2011년 희망퇴직했다.

그의 수첩에는 ‘대한민국을 사는 40대의 애환인가. 현재 나로서 어떻게 이 가정을 꾸려갈 자신이 없다’고 적혀 있었다.

지회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퇴사 후에도 용접일을 했으나 정규직이 아닌 일용직을 전전하는 등 안정적이지 않았다”며 “지난 1월에는 교통사고까지 당해 몸이 불편했다. 다리가 다쳐서 용접은 더 이상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최 씨의 사정을 전했다.

그는 이어 “최근에는 발골(소와 돼지의 살과 뼈를 전문적으로 발라내는 일)기술을 배우려고 공부중이었다”고 전했다. 최 씨는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두고 있었으며 70대 초반의 부친과 60대 후반의 모친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회는 이를 최 씨 한 명의 죽음이 아니라 다른 희망퇴직자와 노동자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회사에 재발방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고 최 모 동지는 집요하게 요구하는 회사 측의 희망퇴직 강요를 뿌리치지 못하고 결국은 희망퇴직을 받아들였다”며 “이는 고 최 모 동지의 문제만이 아니다. 현재 한진중공업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은 이런 고통에 빠져있다는 심각성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지회는 회사 측에게 재발방지책을 시급히 수립할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회사는 지난 2010년 조남호 회장이 부산시청 기자회견을 통해 희망퇴직으로 고통받는 직원들을 위해 두 자녀 학자금 지급과 일자리 알선을 하겠다는 약속을 즉각 이행하라”고도 촉구했다.

2013년 2월 한진 해고노동자들이 당시 박근혜 당선인 집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모습 ©민중의소리 영상 캡쳐
2013년 2월 한진 해고노동자들이 당시 박근혜 당선인 집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모습 ©민중의소리 영상 캡쳐

통합진보당도 30일 여의도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정리해고를 당한 지 벌써 세 번째 안타까운 죽음이다. 이는 곧 ‘해고가 곧 살인’인 까닭이며 명백한 ‘사회적 타살’”이라며 “오직 이윤추구에만 눈이 먼 자본과 이들을 비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정치권력이 우리 노동자들을 벼랑 끝에서 떠밀어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국가의 첫 번째 임무는 국민의 생존과 안녕에 있다”며 “정리해고자 뿐만 아니라 희망퇴직자에 대해서도 대책이 시급하다. 정부가 즉각 개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 대변인은 또 “외부에 알리지도 않고 조용히 장례를 치렀다니 마음이 더 먹먹하다”며 “누구보다 열심히 사셨던 한 노동자,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를 표했다.

한편 최 씨의 장례는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28일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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