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맞출 목적?’.. 하드디스크 은폐 의혹
진익철 서초구청장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로 지목된 채모군의 개인정보 불법유출이 이뤄진 지난해 6월 11일에 구청장실의 CCTV 영상을 돌려본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고된다.
23일 <한겨레>는 진 구청장이 검찰 압수수색이 있기 일주일 전, 미리 CCTV를 돌려본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진 구청장은 일요일이었던 지난 5일, 구청 간부들과 모여 채군의 개인정보 유출이 이뤄진 지난해 6월11일치 구청장실 폐회로티브이 영상을 돌려봤다.
이날은 가족관계등록부 업무 담당자인 서초구청 OK민원센터 김모(58) 팀장이 검찰 조사에서 채군 정보 조회 때 받은 전화통화 관련 질문을 받은 지 사흘이 지난 뒤다.
검찰은 당시 서초구청장 응접실에 있던 누군가가 김 팀장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채군의 가족관계등록부를 확인하고, 해당 정보를 국가정보원 정보관(IO)에게 알려준 것으로 보고 김 팀장을 불러 조사했다.
<한겨레>는 이 때문에 구청 관계자들이 검찰 조사에 대비해 당시 상황에 대해 말을 맞추기 위해 폐회로티브이를 돌려본 게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채군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지난해 6월11일 오후 2시47분께 구청장실 폐회로티브이에는 진 구청장이 서초구청 간부들과 마사회 관련 회의를 하는 장면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간에 이모(41) 구청장 비서실장이 들어오는 모습과 국장들이 구청장실에 모였다 나가는 장면이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서초구청장실에는 집무실, 응접실, 비서실에 모두 폐회로티브이가 설치돼 있지만, 채군의 정보가 유출된 날은 구청장 집무실의 폐회로티브이만 작동했고, 나머지는 꺼져 있었다.
채군 정보를 조회한 김 팀장은 지난해 11월 검찰 조사에서 조이제(54) 서초구청 행정지원국장이 메모를 통해 개인정보 확인을 요청했다고 진술했다가, 지난 9일에는 “조 국장이 서초구청장실에서 전화로 개인정보를 물었다”고 말을 바꿨다. 조 국장은 검찰 조사에서 “이 시간대에 은행 업무를 보러 갔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진 구청장과 이 비서실장 등이 응접실에서 전화로 채군 정보를 요구한 인물을 모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진 구청장 등이 정보 유출 당시 상황을 은폐하려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검찰이 13일 서초구청장실을 압수수색할 때 당시 화면이 담긴 폐회로티브이의 하드디스크는 다과를 준비하는 탕비실 선반에서 발견됐다. 이 하드디스크는 지난 9일 교체됐다. 서초구청은 “하드디스크 용량이 다 차서 교체한 것뿐”이라고 해명했지만 하드디스크 교체 나흘 전 구청 간부들이 모여 당시 폐회로티브이를 열람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의심이 커지게 됐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검찰은 채군의 개인정보 유출이 벌어졌던 시간대에 구청장 집무실 폐회로티브이를 중심으로 살펴보며 회의 이외의 목적으로 구청장실에 출입한 사람들을 가려내며 수사 대상을 좁혀가고 있다.
또 지난 21일 검찰은 지난해 6월11일 당시 행정지원국, 비서실 등의 전자결재서류를 들여다본 뒤 임의제출 형식으로 서류를 확보했다. 이 자료에는 지난해 6월18~21일 개방형 직위 감사담당관 채용공고를 내기 전 결재서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압수수색 전에 미리보고 하드를 교체하셨다? 증거인멸 우려가 있으니 구속되셔야 겠네요? 뭐가 두려웠던 걸까요!”(구라**), “일선 구청까지 개입된 조직적 은폐 조작. 국가기관이 총 망라된 댓글부정 선거에 증거조작 은폐기도. 수사방해.. 명백한 부정선거다”(내멋***), “뻔한 걸 검찰은 뭘 하는지”(이**), “짜고치는 고스톱. 야 구색 갖추기 위해 CCTV 압수수색해서 볼거니까 잘 대비해. 응 알았어”(g-ad***), “검찰을 가지고 노는구만. 무능해서 수사를 못 하는 것인지.”(라라***) 등의 반응들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