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제 “채동욱 뒷조사 靑 소속 행정관이 요청”
서울 서초구청 조이제 행정지원국장이 자신에게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로 지목된 채모군의 개인정보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한 인물이 청와대 소속 조모 행정관이라고 3일 밝혔다.
전날 청와대는 조 행정관의 입을 빌려 채군 정보 조회 의혹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조 국장의 폭로 후 청와대는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혀 ‘거짓해명’ 논란이 일고 있다.
<경향신문>은 이같은 소식과 함께 조 국장이 이날 서초구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6월11일 채군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본적이 맞는지 확인해달라는 조 행정관으로부터 문자메시지를 받고, 확인한 뒤 ‘맞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6월13일에는 조 행정관으로부터 ‘고맙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도 추가로 받았다고 밝혔다.
전날 조 행정관의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 청와대 관계자는 “조 행정관이 ‘그런 위치에 있지 않다’며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행정관은 총무비서관실 총무시설팀 총괄행정관으로 청와대 시설을 관리하는 임무라 개인정보 입수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조 행정관은 ‘(조 국장과의) 대질을 원한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경향>에 따르면, 그러나 이날 조 국장은 청와대의 해명에 대해 “나와 조 행정관 사이에 오간 문자메시지는 당시 삭제했지만 복원을 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역이 있으니 거짓말한다고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조 국장이 조 행정관을 지목해 구체적인 시간과 문자메시지 내용까지 언급하면서, 청와대나 조 행정관의 해명이 거짓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경향>은 전했다.
청와대는 조 행정관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자 한발 물러선 뒤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정수석실에서 경위를 파악 중”이라며 “(청와대가) 전혀 숨기고 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민정수석실의 조사는 일단 조 행정관만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들 말을 아끼지만 청와대 내에선 조 행정관이 자의적으로 조 국장에게 채군의 개인정보 확인을 요청했을 가능성을 낮게 보는 분위기다라고 <경향>은 전했다.
한 관계자는 “관건은 조 행정관이 누구의 지시를 받았느냐, 자의적으로 한 것이냐일 텐데 자의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총무비서관실 산하 총무시설팀 총괄행정관이라 업무상 관련성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관계자는 “만약 우리가 했다면 이명박 전 대통령 때 들어온 사람한테 일을 시켰겠느냐”고 <경향>에 말했다. 조 행정관의 개인정보 확인 요청의 배후가 현 청와대는 아닐 것이란 주장이다.
조 행정관은 서울시 공무원 출신으로 이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 들어와 시설팀장을 지낸 청와대 내 ‘서울시 라인’이다. 당시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쪽은 주로 서울시 출신이 많았고, 조 행정관은 다른 쪽과 접촉 없이 주로 서울시 라인들과 어울린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주인은 바뀌었지만 조 행정관은 ‘비정치적’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계속 남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경향>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