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행정관 “채군 정보 확인해줘 고맙다” 문자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찍어내기 위해 혼외 아들 의혹 관련 개인정보를 불법 유출에 개입한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조 모 행정관이 정보 유출을 도와준 조이제 서울 서초구청 행정지원국장에게 ‘고맙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개인정보 불법 유출에 개입한 사실을 부인하는 조 행정관의 주장이 거짓임을 보여주는 추가 증거가 드러난 것이라 파장이 예상된다.
<한겨레>에 따르면 조 국장은 2일 “조 행정관의 요청에 따라 (채 전 총장의 혼외 아들이라는 의심을 받는) 채아무개군의 정보를 확인해봤다”며 “조 행정관이 채군의 신상정보 확인을 부탁한 이후 감사 문자를 받은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조 국장은 이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조 행정관에게 처음 문자를 받은 6월11일 이틀 뒤인 13일에도 문자를 주고받은 내역이 있는 걸 확인했다. 당시 조 행정관이 채군의 신원정보를 확인해줘서 고맙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고 (내가) ‘언제 밥이나 한번 먹자’는 답장을 보낸 것으로 기억난다”고 말했다.
조 국장이 조 행정관에게 문자를 처음 받은 날은 6월11일 오후 4시로 채 전 총장이 ‘국정원 의혹 사건 처리 관련 검찰총장 입장’을 발표하며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겠다고 밝힌 지 1시간 뒤다.
또 조 행정관이 ‘고맙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6월13일은 검찰이 원 전 원장을 기소하기 하루 전이다.
조 행정관의 직속 상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보좌진인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이다. 따라서 이번 개인정보 유출 수사의 파장이 청와대 핵심 인물로까지 퍼질지 주목되는 이유다.
검찰은 조만간 조 행정관을 소환해 이재만 비서관이나 곽상도 전 민정수석 등 청와대 핵심인사가 이번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추궁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뿐만이 아니다. 청와대는 채 전 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 보도가 나온 뒤 채군의 신상정보를 다시 공식절차 없이 알아보려 한 정황도 새롭게 밝혀졌다.
<조선일보>가 혼외 아들 의혹을 보도한 다음날인 9월7일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의 요청을 받은 임 모 서초구청 감사담당관실 과장은 김 모 서초구청 오케이민원센터 팀장에게 ‘채군의 가족관계등록부를 청와대에 제출하라’고 채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은 토요일이라 개인 업무를 보던 김 팀장은 임 과장의 전화 요청으로 구청에 나갔다가 청와대 공문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공문 없이 가족관계등록부를 제출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후 청와대는 정식 공문을 서초구청에 보냈다.
임 과장은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중희 민정비서관이 2003년 서울지검 특수3부에서 일할 때 같은 부서에서 파견근무한 경력이 있다. 이에 임 과장은 <한겨레>에 “채군의 신상정보와 관련해 관여한 바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