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원자바오도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

‘홍색 귀족’ 태자당 인사 상당수 포함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전 총리 등 중국 최고 권력자의 친인척들이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를 만들어 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중국의 최고 권력 기구인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전, 현직 위원 5명이 연루된 것으로 확인돼 부정부패 척결을 강력하게 주창해온 시진핑 등 현 중국 지도부가 도덕적, 정치적 타격을 받는 등 파장이 예상된다.

22일 <뉴스타파>에 따르면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조세피난처 설립대행사인 PTN과 CTL의 내부 고객정보를 분석한 결과 모두 37,000여 명의 중국인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중 중국 최고 권력자인 시진핑 주석의 매형 덩자구이가 포함된 사실을 확인됐다.

덩자구이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엑셀런스 에포트 프로퍼티(Excellence Effort Property Development)’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시기는 시진핑이 중국 최고 권력기구인 공산당 중앙정치국상무위원회의 위원으로 있던 2008년 3월이다. 덩자구이는 이 회사의 대표이자 50%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로 이 회사를 만든 목적과 자금 유출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10년 이상 같은 초록색 점퍼를 입고, 해진 운동화를 신은 채 시찰을 다녀 ‘서민 총리’로 중국민들의 존경을 받아 온 원자바오 전 총리의 아들과 사위도 조세피난처 유령회사를 설립한 사실도 확인됐다.

원 전 총리의 아들 원윈쑹은 아버지가 총리로 재임하던 2006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트렌트 골드 컨설턴트(Trend Gold Consultants)’ 라는 유령회사를 설립했다. 원윈쑹은 2012년 아시아 최대 위성통신 회사로 부상한 ‘차이나 새콤’의 회장으로 취임한 바 있으며 원 전 총리의 사위인 류춘향도 장인이 총리로 재임하던 2004년 역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유령회사를 설립했다. 류춘향은 중국 은행감독위원회의 고위간부이다.

ⓒ ICIJ
ⓒ ICIJ

이밖에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중국 고위층 인사에는 리펑 전 총리의 딸과 후진타오 전 주석의 조카, 덩샤오핑 전 주석의 사위 등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진핑과 원자바오를 포함하면 친인척이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난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의 전, 현직 상무위원은 모두 5명이다. 중국의 최고권력 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현재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고위층 인사들 가운데 10여 명은 이른바 “태자당” 그룹으로 분류된다. 태자당은 공산당 고위층과 군 출신 원로의 자제나 손자 등으로 대를 이어 권력과 부를 누리고 있어 이른바 ‘홍색 귀족(Red Nobility)’으로도 불린다.

한편 이번에 공개한 중국인 명단에는 이른바 ‘수퍼 리치’로 불리는 중국 갑부 16명도 포함됐다. 이들의 개인 재산을 합하면 우리 돈으로 61조 원이 넘는다. 한명 당 평균 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ICIJ는 지난 해 여름부터 6개월 동안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를 세운 중국인을 확인하는 ‘조세피난처 중국 프로젝트’를 국제 공조로 진행해왔다. ICIJ가 취재대상으로 삼은 이들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BVI) 등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를 세운 중국 본토와 홍콩, 타이완 등의 중국인 3만 7천여 명과 이들이 세운 유령회사 10만여 곳으로, 2010년 이후 조세피난처의 최대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인들 실체와 역외법인 설립을 악용한 탈세 의혹 등이 이번 국제 공조 프로젝트를 통해 드러난 셈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