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SK‧한화‧CJ‧현대상선 등…“조세당국 면밀히 봐야”
삼성엔지니어링, SK, 한화, CJ, 현대상선 등 국내 대기업의 ‘관련회사’ 상당수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소재지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전세계 부자 수천명이 거액의 재산을 숨겨 두고 있다고 폭로한 곳으로 한국인도 포함돼 있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스1>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대기업들의 감사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삼성엔지니어링, SK, 한화, CJ, 현대상선 등의 기업들이 버진 아일랜드에 계열사나 특수관계회사 등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엔지니어링(주)의 감사보고서에 계열회사로 등재돼 있는 ‘JF International Management Inc.’은 버진 아일랜드에 소재를 둔 외국법인으로 최대주주(법인 대표자)가 ‘JPMorgan Asset Management Asia’로 되어 있다. JF는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0.01%를 보유하고 있으며 JP모건의 특수관계회사로 추정된다고 <뉴스1>은 전했다.
또 SK(주)도 버진 아일랜드에 ‘SKY Property Management Limited’를 두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7년 6월 설립됐으며 설립목적은 투자회사로 규정돼 있다.
한화케미칼도 ‘연결대상 종속회사’로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한화솔라원 인베스트홀딩스(Hanwha SolarOne Investment Holding Ltd.)를 두고 있다. 지난 2006년 설립됐으며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의 투자관련사다.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은 김승연의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이 주도하고 있다고 <뉴스1>은 보도했다.
한화는 이밖에 또다른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케이먼군도에도 태양광관련 계열사인 ‘Hanwha Solar Holdings’와 ‘Hanwha SolarOne Co.’ 등을 각각 설립했다.
CJ그룹의 주력기업인 CJ제일제당도 버진아일랜드에 연결대상 종속회사로 지난 1993년 설립된 ‘Water Pipeline Works Limited’라는 회사를 두고 있다. CJ그룹의 또다른 계열사인 CJ CGV와 CJ대한통운도 버진 아일랜드에 모두 또 다른 특수관계회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스1>은 보도했다.
현대상선도 버진 아일랜드에 ‘Market Vantage Limited’라는 외국법인이 ‘특별관계자’로 규정돼 있는데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Hutchison Ports Korea Limited’라고 신문은 전했다.
버진 아일랜드에 관련회사를 두고 있는 이들 대기업들은 하나같이 “최근 얘기되고 있는 조세피난처나 돈세탁과는 전혀 관계없는, 말 그대로 관련 회사들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들 기업 관계자들은 “우리 회사 지분을 일정 규모 이상 취득하고 있어 감사보고서에 등재를 했을 뿐이지, 기업 비즈니스와 직접 관련이 없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조세전문가들은 “이들 대기업들이 단순 투자유치나 우호적인 비즈니스 관계형성 목적으로 조세피난처인 버진 아일랜드의 특수법인들과 관계를 맺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전혀 관련없는 회사라고 할 수는 없다”며 “조세당국이 면밀히 들여다 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고 <뉴스1>은 보도했다.
<조세정의네트워크>의 2010년 기준 해외 도피 자산 추정치 상위 10개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외 도피 자산의 추정액은 7790억 달러(약 870조원)로 전 세계 3위에 이른다. 1조1890억달러의 중국과 7980억달러의 러시아에 이어 3위이지만 인구 대비 비율로 보면 독보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