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차 범국민촛불.. ‘조직된 분노가 권력 바꿔’
새해 첫 주말에도 어김없이 박근혜 정권의 퇴진과 민영화 저지를 외치는 시민 2천여명의 목소리가 서울광장에 울려 퍼졌다.
4일 오후 4시 서울광장에는 대한민국 누리꾼 전체가 주최하는 제 28차 관권부정선거 규탄 국민 촛불대회가 개최됐다. 이날 대회는 “갑오년 온라인 대첩 누리꾼의 역습”이라는 제목으로, 국정원 시국회의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대한민국온라인커뮤니티연합이 공동 주관으로 진행됐다.
박석운 시국회의 대표는 이날 故 이남종 씨를 추모하며 “두려움은 제가 가져가겠다라는 열사의 절규가 우리를 일으켜 세웠다”면서 “박근혜 사퇴와 특검 실시라고 하며 이 열사가 산화해 가는 시각 국회에서는 국정원 법 개정이 통과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말로는 국정원 법 제도 개선하겠다 했지만 실제로는 깡통이다. 사실상 대국민 선전, 심리전 합법화 시켜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명백한 역행 조치라 아니할 수 없다”며 “말도 안 되는 이런 법이 개혁법이라고 통과된 것은 야당인 민주당의 책임이다. 야당 국회의원 전부가 의원직을 걸고 전부가 투쟁해야 특검 관철 길이 열릴 거라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개인의 분노는 권력을 바꿀 수 없다. 우리는 이제부터 조직된 분노를 만들어야 한다. 절제되고 조직 안에서 힘이 될 수 있는 그런 분노를 만들어 나가자”며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따지지 말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투쟁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시민들의 연대를 촉구했다.
이어진 2부 ‘갑오년 온라인 대첩 - 누리꾼의 역습’에서는 토크콘서트, 힙합 공연, 디제잉 등 다양한 공연으로 축제 분위기를 연출해냈다. 시민들은 ‘멈춰라 민영화’, ‘박근혜 하야하라’, ‘국가는 국민! 연대가 답이다’, ‘이대로는 민주국가 ASKY’ 등의 피켓을 들고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며 공연에 참여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와 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안녕들하십니까’의 주현우·강훈구 고려대 학생과 함께 하는 토크콘서트도 진행됐다.
표창원 전 교수는 토크 콘서트에서 “이남종 열사의 사망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국민들이 특별한) 돌파구 찾기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오늘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촛불시민들의 마음과 마음이 모여 이루어 진 것”이라고 말햇다.
그는 이어 “언론이 외면하고 있지만 그 안에 있는 기자, PD들 안녕치 못하다. 마음이 불편하고 양심에 찔림을 받고 있기에 그분들의 기사도 톤이 달라질 것이라 믿는다”며 “새로운 방법을 찾기보다 모여서 우리끼리 플래시몹도 하고 인터넷상에 이야기도 올리자”고 밝혔다.
조성대 한신대학교 교수는 “여러분들의 동의에 기반 해서 정부가 구성된다. 정부가 여러분들의 동의에 기반 하지 못할 때 여러분들은 정부를 바꿀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이게 민주주의의 핵심”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한사람이 열 걸음을 가기보다 열 사람이 한 걸음씩 나가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주현우 학생은 박근혜 대통령의 ‘SNS 유언비어’ 발언과 관련, 악질의 유언비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말하는 걸 허락받고 해야 되는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말하는 것은 허락을 받고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모두가 알았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대회는 젊은 층이 주로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연합이 함께 하며 다양한 연령층의 참여가 이루어졌다. 시민들은 딱딱했던 집회가 젊은 세대들의 참여로 문화 공연 같은 형식이 되었다며 이들의 참여를 반겼다,
서대문구에서 온 60대 김모씨는 ‘go발뉴스’에 “해가 바뀌어도 잘못된 것을 바로 잡기 위한 시민들의 요구는 이어질 것”이라며 “젊은 친구들이 참여하면서 예전 (민주화)운동과는 좀 다른 것 같다. 더 많이 시대의 부름에 응답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아이와 함께 부천에서 온 이모씨는 “대자보 열풍 이후로 학생들의 참여가 계속 되는 것 같다. 힘이난다”며 “빨리 특검으로 진실 규명하고 민주주의에 걸맞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행사를 주최한 ‘오늘의유머’ 커뮤니티의 ‘삥뜯는언니’(닉네임)는 “생각보다 참여 수가 적어 아쉽다”며 “딱딱했던 집회 형식을 벗어나 다양한 문화 공연으로 많은 이들이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대회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