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철도노동자 숭고한 파업 지지한다”
지난 22일 민주노총 사무실이 경찰 공권력에 의해 침탈당한 사건과 관련,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청계천 전태일 다리 위에서 손을 잡고 박근혜 정권의 노동자 탄압에 맞서 함께 싸워 나갈 것을 선언했다.
24일 전태일재단은 서울 청계천 평화시장 앞에 있는 전태일 다리에서 박근혜 정권의 노동운동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YH 여성노동자들을 무력으로 진압한 사건을 계기로 박정희 정권이 몰락했음을 박근혜 정권은 기억해야 한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물론 지난 70년대 노동운동을 이끈 YH무역노조, 동일방직노조, 청계천노동조합, 원풍모방노동조합 관계자들이 함께 했다.
조헌정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1년 전 박근혜 씨는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정치를 펴겠다며 후보시절 이 곳 전태일 다리를 방문했다”며 “아버지와 다른 시대를 열겠다는 박 후보의 말을 믿었지만 폭거시대와 공안시대로 돌아가는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오늘 그분이 왔다 간 흔적을 지우기 위해 여기에 섰다”고 강조했다.
박정희 정권 몰락의 시발점이 된 YH사건 당시 지부장을 맡았던 최순영 전 YH노조 지부장은 “지난 일요일 경찰이 민주노총 사무실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35년 전 우리가 신민당사에 농성할 때 모습이 보는 것 같았다”며 “우리의 경제 성장은 박정희 독재정권이 아닌 이곳에서 착취를 당하면서도 목숨을 걸고 일한 여성 노동자들이 이뤄 놓은 것”이라 말했다.
최 전 지부장은 이어 “당시 내 아이가 태어나서 사는 세상만큼은 투쟁을 하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엄마가 투쟁을 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자식들은 ‘안녕하십니까’라는 대자보를 붙이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의 전철을 밟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이날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나와, 전태일 동상 앞에서 두 손을 맞잡고 박근혜 정권의 노동탄압에 맞서 연대해 싸워 나갈 것을 천명했다. 이들은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故 이소선 여사가 평소에 하던 “노동자가 하나 되세요. 하나 되지 못해서 우리는 늘 당하고 살잖아요”라는 말을 함께 되새겼다.
민주노총 양성윤 수석부위원장은 “철도를 가장 잘 아는 철도 노동자들 철도 민영화를 반대하고 있지만 정부는 막무가내다”며 “민영화를 막고 철도를 국민의 것으로 돌려주기 위해 최장기간 16일째 파업 중이다.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양 수석부위원장은 이어 “43년 전 22살의 젊은 노동자가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이 자리에서 항거했다. 그리고 지난 달 33살의 젊은 가장이 비정규직철폐를 외치며 스스로 목숨을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정말로 국민을 행복하게 해 줄 거라고 믿는가? 아니다. 민주노총이 국민들과 함께 노동자들이 정치의 주인이 되는 세상으로 바꾸겠다”고 국민들에게 함께 해줄 것을 호소했다.
한국노총 김동만 상임부위원장도 “노동자들을 분노하게 하고 양대 노총이 침탈을 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순간에 민노총이 어디 있고, 한노총이 어디있겠나”며 “우리가 하나 되어 싸울 순간이 왔다. 철도노동자의 숭고한 파업을 지지한다”고 연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상임부위워장은 이어 “(박근혜 정부는) 군사독재시절에도 없던 민주노조 사무실 침탈과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며 “노동자들이 단결 투쟁해서 이 독재를 반드시 막아내고 철도 민영화도 막아내야 한다”고 일갈했다.
앞서 한국노총은 지난 23일 노사정위원회 불참을 선언하고 오는 28일로 예정된 민주노총 총파업에 연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