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긴급체포설’에 밤샘 대치.. 주말이 ‘고비’

‘시민 눈 피해 주말에 체포시도?’.. “뻔히 보이는 속셈”

전국철도노동조합의 파업이 13일째로 접어든 21일, 철도노조 지도부를 체포하려는 경찰과 이를 저지하기 위한 민주노총의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김명환 위원장 등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집행부에 대해 경찰이 긴급체포 시도설이 흘러나오면서 민주노총은 출입 통제 및 건물을 폐쇄, 경찰과 밤샘 대치하며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철도노조 사무실 압수수색과 집행부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및 검거로 전방위적인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이 민주노총에 진입해 체포영장을 집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20일 오후 6시 민주노총 간부들은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노조원 간에 “오늘 밤에서 새벽 사이 경찰이 들어올 게 확실하다”는 말이 오갔다.

노조원들은 깔개와 침낭을 나눠 가지며 “경찰 진입 가능성을 SNS로 많이 알려달라”, “주변에 연락해서 이리로 와달라고 하자”고 전파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밤새 노조원과 시민 등 500여명이 모였다. 통합진보당 오병윤, 김재연 의원 등도 도착했다.

밤을 넘긴 이날 오전 9시 현재 로비에는 여전히 노조원 80여명이 대기하며 경찰 진입에 대비하고 있고, 경찰 100여명은 건물 주변에서 검문검색을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밤사이 건물 진입을 계획한 적이 없다"며 "검문검색은 철저히 하되 진입은 신중하게 접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트위터(Nomadchang)'
ⓒ'트위터(Nomadchang)'

경찰은 ‘노동자의 성역’으로 인식되는 민주노총에 섣불리 진입을 강행했다가 시민사회의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 진입과정에서 같은 건물의 언론사 등에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연합>은 전했다.

민주노총 측은 “경찰이 언론의 관심이 소홀한 토요일 새벽을 기해 민주노총을 침탈할 계획을 세웠던 것은 분명하다”며 “하지만 이 소식을 들은 조합원과 시민이 민주노총 앞으로 집결하면서 진입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당분간 비상대기 체제를 유지할 방침이다.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알려주세요) 경찰은 여전히 민주노총에 진입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과 내일 주말이 위험합니다. 노동자-시민여러분, 시간되시는 분들은 잠시라도 정동 민주노총에 들러주십시오”라는 글을 게시했다.

쌍용차 해고자인 이창근씨도 실시간으로 현장 사진을 SNS에 게시하며 “‘마가렛대처 영국수상도 철도민영화 했다 피똥쌌다’ 피똥 싼건 대처보다 국민들이었다. 지켜낸다 철도노조! 이기자 철도파업!” 등의 글을 게시하며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한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전 6시 30분께 “민주노총입니다”라며 휴대폰으로 쓴 글이 게시됐다. 이 네티즌(경제개*****)은 “어제밤 새벽에 침탈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달려왔네요. 내부정보가 알려질 위험에 사진은 못 올리지만 많은 조합원, 학생들이 모여서 밤을 지새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그냥 지나갈 듯 한데 내일 또 침탈할 수도 있어 걱정입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이 글에는 “고생하십니다”(환상속***), “아.. 이게 무슨 상황인가요. 힘내십시오”(뼈만있*****), “송구스럽게도 저는 가지 못했지만 혹시나 모를 폭력 진압에 대비해 생중계로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주말에 철도노조 지도부 체포하고 철도면허 발급해 버리려는 저속하고 뻔히 보이는 속셈이 아닐런지?”(zin***), “여기 건물 구조 상 경찰이 진입하면 100% 중상자 이상 속출합니다. 제발 무리한 행동 안했으면 좋겠네요” 등의 댓글들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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