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대체인력 투입.. 열차 문에 끼여 사망

철도대 1년생이 차장 역할.. 네티즌 “회사가 죽인 사고”

한국철도공사가 파업 중인 노조원을 대체하기 위해 투입한 대학생이 기관사를 도와 운행하던 열차에서 출입문 조작 미숙으로 인해 승객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안전사고 위험 우려가 있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대체 인력 투입으로 발생한 인명사고에 대해 사회적 비난이 강하게일 것으로 보인다.

16일 ‘뉴스1’에 따르면, 15일 오후 9시2분께 80대 김모씨가 서울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에서 오이도 방면으로 운행하던 지하철에서 내리던 중 문이 닫혀 지하철에 끼인 채 끌려갔다.

사고 열차를 운행하던 코레일 소속 기관사 오모씨는 김씨가 낀 걸 모르고 열차를 출발시켰고 김씨는 공사 중이던 승강장 스크린도어 벽면에 상체를 부딪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해당 열차는 철도파업으로 인해 대체 인력이 투입된 열차로 한국교통대 철도대학 1학년 학생이 출입문 개폐 조작 등을 담당하는 차장으로 동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은철 철도노조 대변인은 “사측은 문 개폐만 맡아 사고가 없을 거라 했는데 차장은 출입문 개폐조작과 출발신호 전달뿐 아니라 이례적 상황 발생 시 중앙 관제와 무선 교신도 하고 여객 안내방송도 맡는다”며 “무자격자를 무리하게 대체인력으로 투입해 생긴 사고”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사고와 관련해 현재는 경찰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그에 맞는 대응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고 원인이 출입문 개폐 미숙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지하철 출입문 센서는 10㎜ 미만일 경우에만 인식하지 못해서 몸이 절반쯤 끼었다는 경찰의 조사 결과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답했다고 ‘뉴스1’은 전했다.

앞서 지난 13일 대체인력 가운데 철도대 재학생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코레일 측은 “기관사가 아닌 승무원 인력이라 문제될 것이 없다”며 안전사고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코레일은 철도대학 재학생 238명을 전동열차 승무원 대체 인력으로 투입해 현직 기관사와 함께 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트위터(미디어몽구)'
ⓒ'트위터(미디어몽구)'

코레일은 철도대학 측에 공문을 보내 철도대학생 지원을 요청했으며 학생들에게는 하루 평균 4∼5시간 일하는 조건으로 실습 학점을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 측은 당시 “파업에 대비해 미리 교육을 한 학생들이고 지난 파업 때도 철도대 학생들을 활용했다”며 “기관사가 아닌 승무원 인력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사회적 우려를 외면했다.

이와 관련 최 대변인은 “차장 업무는 원래 5년 이상 경력자만 맡을 수 있었는데 현재는 조건이 완화돼 100시간 실습과 훈련을 거치면 차장 업무가 가능하다”며 “그런데 워낙 졸속 투입이라 100시간 교육도 거쳤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에 앞서 대체 인력이 투입된 코레일 소속 열차가 탈선하거나 멈춰서는 사고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면서 대형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뉴스1’에 “대체인력 투입을 당장 중단하고 필수유지 인력으로 운행을 해야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다”며 “열차운행 감축하기로 했다고 하는데 그 정도로는 안 된다. 대체 인력은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대체 인력을 계속 투입할 지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현재 시간이 늦어 경영진도 아직 방침을 정하거나 하지 못한 상태”라며 “사고원인에 대한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만약'을 갖고 대답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건 대학생이 죽인 게 아니라 사실상 회사가 죽인거다..”(kang****), “대학 들어간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아는 것도 하나 없을 텐데 마음 고생에 트라우마까지 안고 가겠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luci****), “이해가 안되는데.. 사범대도 3,4학년 때 시키는데 수백명 이끄는 열차에 어떻게 1학년을 실습에 투입하지?”(clar****), “여기가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 맞나요?”(jwwa****), “돌아가신 분도 너무 가슴아프고.. 앞날 창창한 대학생도 넘 안타깝다.. 학생이 왜 학생이냐! 배우니까 학생! 백퍼 회사 책임!!”(jang****) 등 코레일측을 비난하는 글들이 잇따라 게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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