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전두환 옹호, 내란음모 옹호와 같아”
역사 왜곡·반사회적 일탈 행위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에 영관급 장교를 포함한 현역 군인간부들과 직업 경찰들이 다수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1일 최민희 민주당 의원이 최근 1년 간 일베에 올라온 게시글을 조사한 결과, 일반 사병을 제외한 현역 직업군인과 경찰이 자신의 계급과 신분 등을 ‘인증’하며 일베 회원임을 내세운 글이 확인된 것만 모두 39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육군 중령과 소령, 공군 소령 등 영관급 장교가 3명이었고 육·해·공군 대위 3명, 중위 6명, 소위 4명 등 위관급 장교가 13명이었다. 원사 2명, 중사 4명, 하사 10명 등 부사관급 16명과 준위도 2명 있었다.
이 밖에도 3사와 해사 등 사관생도 합격과 부사관 합격을 인증한 일베 회원이 3명과 경장 계급의 현역 경찰관이 1명, 경찰대 합격을 인증하는 일베 회원도 1명 있었다.
이들은 자신이 국군이나 경찰에서 받은 월급 문자를 인증샷으로 올리며 신분을 드러내는가 하면 장교 임관 시 박근혜 대통령에게 받은 호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호부란 조선시대 임금이 임지로 떠나는 장수에게 하사했던 상징물이다.
이들은 대부분 ‘~~하노’, ‘노무노무’ 등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일베용어를 익숙하게 사용했으며 자신을 정훈장교라며 “종북간첩에게 홀린 청년을 인도하는 정훈장교”라고 소개하거나 “종북세력 척결” 피켓을 함께 찍고, 일베 회원임을 인증하는 손 모양을 만들어 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특히 전두환 전 대통령의 5·18 당시 광주시민 학살을 미화하며 전씨를 찬양하는 의미가 있는 ‘애국보수전땅크’를 자신의 아이디로 사용한 육군 중위, 노 전 대통령 서거를 비하하고 조롱하는 뜻으로 ‘운지왕노통’을 아이디로 사용하는 부사관 등도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일베에서 우리나라 여성을 ‘김치녀’라 비하하는 것과 관련해 ‘혐김치’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육군 소령, 남성과 여성의 성기와 성관계를 연상시키는 ‘○지○지넣지싸지’란 아이디를 쓰는 부사관도 있었다.
문제는 이처럼 자신의 신분을 인증하는 글을 올린 사람보다 신상 공개를 우려해 차마 인증글을 올리지 못하는 사람도 다수인 것으로 파악된 점이다. 이같은 인증글에 달린 댓글에는 “나도 ○○기다”, “어디서 근무한다” 등 글쓴이의 신분을 짐작케하는 내용이 적지 않았고, “차마 사진은 올리지 못 하겠다”며 글을 남기는 경우도 많았다.
최 의원실 측은 “장교 등 현역 직업군인들이 일베의 반사회적 일탈행위와 극우적 성향에 심취해 회원을 자처하며 일베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라며 “더욱이 이같은 군인들의 일베활동은 군인사법에 따른 대통령령인 ‘군인복무규율’ 중 ‘정치적 중립의 의무’와 ‘품위유지와 명예존중의 의무’ 등 관련 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 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최민희 의원은 “일베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성매매여성으로 비하하고 여성과 이주노동자 등 사회적 소수자에게 입에 담지 못할 극언을 쏟아낸다”며 “광주 시민을 학살한 전두환을 ‘애국보수전땅크’로 미화하는 반면, 한때 군통수권자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짓을 장교 등 현역군인들이 버젓이 자행하고 있다. 전두환을 옹호하는 것은 내란음모를 옹호하는 것과 같으므로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적어도 군대와 경찰 등 국가기관과 공공기관에서는 일베에 대한 접속차단을 실시해서라도 종사자들의 일베 활동을 막을 필요가 있다”며 “국방부 등 국가 공권력을 책임지고 있는 국가기관에서는 지금이라도 실상을 낱낱이 파악해 대책 마련에 즉각 나서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한편,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건 문제가 심각하다. 군인이 저렇게 노골적으로 표현한다는 건 심각하다”(버섯**), “일베고 뭐고를 떠나서 군, 경, 공무원 등은 정치 중립 아닌가? 바보 인증인가?”(wha*****),
“즉각 수사해서 직위해제하고 추방해야 한다. 군인이나 경찰이 저런 사상을 갖고 산다는 것 자체가 자격미달이다”(메르***), “하다하다 이젠 군대도 *판이구나.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 그것도 장교가 기가차다”(너무***), “국정원은 댓글 달고 국방부는 일베 하고 나라 잘 돌아간다”(멍*) 등의 비난 의견이 빗발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