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심리전단이 작년 10월 대선을 앞두고 개그콘서트 한 장면을 인용한 인터넷 게시글을 내부 보고하는 등 안보와 무관한 이슈를 다룬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심리로 열린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재판에서 검찰은 “작년 10월 18일 선거를 앞두고 개콘을 주제로 한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글이 보고됐다”고 공개했다.

▲ ⓒ 국가정보원

검찰에 따르면, 심리전단은 개콘에 출연한 개그맨 정태호가 ‘다음 대통령은 누구냐’고 묻자 방청객이 ‘ㅁ’이라고 답하는 것을 들었다는 내용의 일베 글을 보고서에 담았다.

심리전단은 또 ‘오늘의유머’(오유)사이트가 맥쿼리 특혜 의혹을 다룬 다큐멘터리 ‘맥코리아’관련 글을 대표 글로 게재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고 <연합>은 보도했다.

검찰이 개콘과 안보와의 연관성에 대해 추궁하자,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이종복 전 국정원 심리전단 기획관은 “이런 형식의 보고서를 본 적이 있다. 참고용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개그맨의 대선 관련 발언은 안보 이슈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시인했다.

이 같은 보도를 접한 네티즌들은 “우리나라 국정원 수준이 전국에 암약하는 흥신소 수준이다. 본연의 임무인 간첩은 못 잡고 남 사생활이나 캐러 다니는 흥신소...”(ew5****), “국정원이 정보수집을 인터넷 일베보고 한다 이건가. 여러모로 대한민국 쪽팔린다 교과서도 그렇고”(stee**** ), “간첩들이 진짜로 없는건가? 얼마나 할 일이 없으면 개그콘서트 모니터링. 국정원이 개그분석원이 되버렸구나.ㅉㅉ”(stty****), “개그는 개그일 뿐 오해하지말자! 모르나?” (casa****), “국정원 임무가 언제부턴가 댓글사찰, 댓글조작. 국민세금으로 재밌는 일 하네요”(hth1****)라는 등의 댓글을 잇따라 게시했다.

앞서 변호인은 이날 신문을 비공개로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국가안보와 선량한 미풍양속을 저해할 우려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증인석과 방청석 사이 차단막 설치를 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