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규 ‘야당 후보 인신공격·정책비판’ 글 최소 78개 확인
국가정보원의 불법 대선개입과 관련, 댓글 공작 활동을 도운 민간이 이씨(42)가 대선 기간 대형 포털사이트에서 야권을 공격하는 정치적인 게시글의 조회수를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다.
10일 <한겨레>에 따르면,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이 분석한 이씨의 인터넷 로그기록에서 이씨는 네이트판에서 마우스와 키보드를 미리 설정한 대로 움직이도록 하는 자동프로그램인 ‘지매크로’를 지속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는 게시글의 조회수·추천수 등을 종합평가해 첫 화면에 노출시키는 네이트판에서만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자주 방문한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나 네이버 등에선 프로그램을 꺼뒀다.
이씨가 지난해 11월1일부터 12월까지 지매크로를 이용해 조회수를 올린 것으로 보이는 게시물은 최소 78개로 대부분 야당 대통령 후보를 인신공격하거나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이런 내용의 글을 포털사이트 첫 화면에 노출시켜 대선 여론에 개입하려 한 셈이라고 <한겨레>는 전했다.
이씨는 ‘헉! 이거 머임? 여성부 권한강화??’(2012년 11월17일)라는 글에 지매크로를 6시간 이상 사용했다. 이 글에는 당시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여성부 권한을 확대 강화하겠다”고 발언한 내용을 다룬 기사와 함께 “국민의 뜻에 맞는 정치를 실현하겠다는 분이 어째 국민 여론 하나 제대로 캐지 못한대요? 여자인 나도 여성부는 싫은데”라는 의견이 달려있다.
또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가 낸 병역거부자 대체복무 도입 정책에 대해 “군대 가지고 장난치지 마라”고 비판한 글(2012년 12월10일)의 조회수를 올린 정황도 포착됐다.
<한겨레>에 따르면, 이씨는 문 후보의 대선 텔레비전 광고에 등장한 안경·의자 등이 고가라는 논란이 일자 ‘서민코스프레 이제 짜증난다’(2012년 11월29일) 등의 게시글 조회수를 올리기도 했다.
이 글에는 “도대체 문재인과 민주통합당이 주장하는 서민은 무엇인가? 변호사 출신+대통령비서실장 한 사람이 도대체 어딜 봐서 서민인가? (중략) 이런 소름끼치는 이중성에 치가 떨리는 것이지”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지난해 12월11일 이씨와 함께 일했던 국정원 여직원 김하영씨(29)의 정체가 밝혀진 뒤에는 ‘어떻게 밤에…그것도 여자 혼자 사는 집에…’(2012년 12월13일), ‘혼자 사는 여성분들 필독! 조심하세요!’(2012년 12월14일) 등 김씨를 옹호하고 야당을 비판하는 게시글의 조회수를 집중적으로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