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중학교 교사가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서 ‘종북척결, 종북검사구속, 촛불총장구속’이라고 적힌 문구를 들고 있는 학생들의 사진을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경기 송탄제일중학교 박모 교사는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학교 학생 1명이 ‘종북척결, 종북검사구속, 촛불총장구속 송탄제일중학교’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박씨는 같은 문구의 종이를 들고 있는 학생 4명의 사진도 연달아 올렸다. 박씨 자신도 교무실 책상에 앉아 같은 내용의 문구를 들고 있는 ‘인증샷’을 올렸다. 사진은 일베에도 게재됐다.

▲ ⓒ ‘일간베스트저장소’

현직 교사인 박씨의 이같은 공개적인 정치 활동과 관련, 박씨의 페이스북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학생들의 사진을 보고 한 페이스북 회원이 “학생들이 안타깝다”는 댓글을 남기자 박씨는 “난 불쌍하네. 그대의 외눈박이 사고가”라고 반발했다. 또 ‘종북의 개념’을 알려달라는 한 회원에 대해서 박씨는 “너같은 ×대가리 종북이 꼬붕한테는 너무 어려운 화두라고. 죽어도 이해 못하느니라”라고 비난했다.

박씨는 논란이 확산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종북 언론에서 학교로 전화해대고 학교 전화 마비 중. 내일 김상곤 휘하의 교육청에서 진상조사 나온다니 굴하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맞설 것이다. 종북척결 자유대한민국 교육수호!”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러자 박씨의 페이스북에는 “마치 일제시대에서 우리나라를 지키고 건져내려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홧팅”, “종북이들 척결위해 싸우시는 훌륭하신 선생님이시네요. 응원합니다!” 등 박씨를 지지하는 댓글 수백여개가 달렸다.

박씨의 경우, 학교 내에서 정치적 주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학생들의 사진까지 ‘일베’ 등 공개된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는 것은 교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정치적 입장을 알린 것이어서 현행법 위반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 국가공무원법과 공직선거법, 공무원노조법, 정당법 등에 의하면 공무원의 정치활동은 공직선거 등에 있어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등의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유재 정책실장은 <경향>에 “교사 박씨의 행동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면서 “특정 세력이나 특정인을 ‘종북세력’으로 지칭하는 것은 일방적인 매도로, 당사자에 대한 명예훼손 행위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교사나 공무원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치적인 생각을 피력하고 활동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며 “하지만 박씨의 경우 종북이라는 개념도 모호하고 또 이런 주장들을 학생들을 통해 공개적인 사이트에 올리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