私人으로 돌아간 채동욱 <조선> 정정보도 소송 취하

취임 180여일 만에 퇴임 “부끄럽지 않은 남편‧아빠로 살았다”

채동욱 검찰총장이 취임 후 180여일, ‘혼외자’ 의혹 보도에 이은 감찰착수 발표 후 17일만에 25년간의 검사생활을 마감하고 검찰을 떠났다.

퇴임사에서 채 총장은 “검찰총장의 막중한 소임을 부여받아, 반드시 이루고자 했던 꿈이 있었다”고 밝히고 “불편부당하고 공정한 검찰, 정치적으로 중립된 검찰, 실력 있고 전문화된 검찰, 청렴하고 겸허한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고자 했다”고 전했다.

30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별관에서 진행된 이날 퇴임식에서는 당초 채 총장이 ‘혼외 아들’ 의혹과 관련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됐으나 역대 여느 총장들과 같이 담담한 퇴임사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그는 검찰개혁과 관련 “‘국민과 함께 하는 검찰개혁’도 순조롭게 추진되었다”면서 “검찰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자기성찰을 바탕으로 기존의 제도와 문화, 의식을 바꿔나갔다”고 설명했다.

채 총장은 반년간의 자신의 짧은 재직기간에 대해서도 “여러분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저 스스로 방파제가 되어 외부의 모든 압력과 유혹을 막아내겠다는 약속도 드렸다”며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저의 모든 것을 걸고 약속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후배 검사들에게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공정성을 지키는 것은 준사법기관인 검찰이 반드시 실천해야 할 핵심가치이며 국민 신뢰의 출발점이기도 하다”며 “약자에게는 더욱 배려하고 겸손하면서도 강자에게는 태산같이 당당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사 채동욱은 비록 여러분 곁을 떠나가지만, 우리의 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검찰의 용기, 검찰가족의 단합과 긍지는 변함없이 지속되리라 믿는다”고 말한 후 “진리는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기는 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족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채 총장은 “39년 전 고교 동기로 만나 누구보다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아내, 하늘나라에서도 변함없이 아빠를 응원해주고 있는 큰딸, 일에 지쳤을 때마다 희망과 용기를 되찾게 해준 작은 딸, 너무 고맙다”면서 “최고의 가장은 아니었지만, 부끄럽지 않은 남편과 아빠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 ⓒ SBS 뉴스영상 캡처
채동욱 전 검찰총장 ⓒ SBS 뉴스영상 캡처

이날 사인(私人)으로 돌아온 채 전 총장은 조선일보를 상대로한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취하했다.

그는 “의혹의 진위여부가 종국적으로 규명되기 위해서는 유전자검사가 필수적이다”며 “유전자검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공개법정에서 끊임없는 진실공방과 근거 없는 의혹 확산만 이루어질 것이고, 그 결과 1심에서 승소한다고 하더라도, 2,3심으로 연이어지는 장기간의 법정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채 총장은 또 “우선적으로, 진실규명을 위해 꼭 필요한 유전자검사를 신속히 성사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채동욱 전 총장의 <조선일보> 정정보도 소송 취하 공식입장 전문

검찰총장직을 떠나 사인으로 돌아가며

저는 오늘 검찰총장직을 떠나 사인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제 공인으로서의 무거운 짐을 모두 내려놓고,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평화롭고 행복한 여생을 살아가려고 합니다.

지난 9월 6일 특정 언론사가 저에 관한 사실무근의 사생활 의혹을 일방적으로 제기한 이후 법무부의 진상조사결과 발표 및 사표수리까지, 저와 가족들은 거의 인격살인적인 명예훼손과 참담한 심적 고통을 한달 가까이 겪어야만 했습니다.

더욱이 법무부가 의혹의 진위여부를 제대로 규명하지도 못한 채, 유감스럽게도 일방적으로 의혹 부풀리기성 진상조사결과를 발표함으로써 이러한 고통은 더욱 가중되었습니다.

이는, 약 4년 전 젊은 큰딸을 천국으로 먼저 보내며 겪어야 했던 뼈아픈 아픔도 극복해왔던 저와 가족들이지만, 참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도 저는, 총장 재직시 사적 의혹으로 인한 검찰 조직의 동요와 국정 혼란을 최소화시켜야 한다는 일념과 충정으로, 정정보도청구 소송을 우선 제기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의혹의 진위여부가 종국적으로 규명되기 위해서는 유전자검사가 필수적이라고 합니다.

유전자검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공개법정에서 끊임없는 진실공방과 근거 없는 의혹확산만 이루어질 것이고, 그 결과 1심에서 제가 승소한다고 하더라도, 2,3심으로 연이어지는 장기간의 법정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과 피해를 겪어 이미 파김치가 된 가족들에게 진실규명이 담보되지 않을 수도 있는 위 소송과정에서 또다시 장기간 이를 감내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사인이 된 저의 입장에서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은 한 가장으로서 장기간의 소송과정에서 초래될 고통과 피해로부터 제 가정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이미 제기한 정정보도청구 소송은 일단 취하합니다.

그 대신 우선적으로, 진실규명을 위해 꼭 필요한 유전자검사를 신속히 성사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유전자검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별도의 보다 강력한 법적 조치들을 취하여 진실과 책임을 규명할 것임을 밝힙니다.

그 동안 제 사적 의혹과 관련하여 혼란과 논란이 야기된 데 대하여 다시 한 번 유감의 뜻을 말씀드리며, 저를 염려해주신 많은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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