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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 미화 등으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SBS> 특별기획 ‘송포유’가 제작 과정에서 출연진에 대해 “깡패처럼 보이도록 교묘히 편집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가해자들도 사회적 낙인이 찍히는 피해자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서울 성지고등학교 A교사는 지난 23일 <SBS>의 시청자 게시판에 ‘성지고 교사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학교생활에 부적응하는 학생들을 상대로 좋은 취지로 촬영을 한다고 하여 우려 반 기대 반으로 협조했다”며 “그러나 제작진은 아이들을 가장 나쁘게 보이게 만들기 위해 말도 안되는 질문을 던졌다”고 밝혔다.
A 교사는 “앞도 뒤도 다 자르고 아이들을 깡패처럼 보이도록 교묘히 편집을 했다”며 “이건 아이들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다 당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시청률을 위해 그렇게 막장이지도 않은 아이들을 상대로 그런 식으로 매도한 것이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잠을 못 잔다”며 “교직생활을 하면서 단 한번도 성지고에 온 것을 후회한 적도 아이들을 미워하거나 무서워 한 적도 없었는데 상처받을 저희 아이들이 너무 불쌍하고 억울할 것 같아 글을 올린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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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성지고등학교 교사의 글. 현재는 삭제돼 있는 상태다. |
A 교사는 “방송사의 어이없는 잘못으로 인해 제발 더 이상 저희 아이들이 피해가 없길 진심으로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돼 있다.
3부작으로 제작된 ‘송포유’는 지난 21일과 22일 양일에 걸쳐 가수 이승철 씨와 엄정화 씨가 고등학생 합창단을 구성해 세계합창대회를 준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중 일부 학생들의 “고등학교 1학년 때 폭행으로 전치 8주인가 상처를 입혔다” 등 폭력 경험담이 전파를 타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가해자들의 변화를 다루기보다 과거 자신의 잘못에 대한 뉘우침이 없는 모습 등이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논란이 거세지자 <SBS>측은 2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남은 방영분에 대한 긴급 시사회를 열고 문제된 부분을 사과했다. <SBS> 홍보팀 관계자는 “사전에 출연학생들과 교사, 학부모를 상대로 시사를 했고 당시엔 문제가 없어 프로그램으로 내보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출연 교사 A씨는 “그런 적이 없다”며 “나는 그런 것(시사)을 본 적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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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포유' 방송 화면 ⓒ'SBS' |
교사 A씨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히며 “26일 마지막회 방송 이후에도 논란이 이어질 경우 학교에서도 공식적으로 문제 삼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작진이 그동안 계속 마지막 방송을 보면 다 괜찮아질 것이라는 식으로 해명을 해왔다”며 “일단 26일 방송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A 교사는 제작진이 어떤 식으로 교묘하게 편집했는지는 답변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해당 방송에 대해 ‘가해자의 피해자화’ 우려를 제기했다. 부천 순천향대병원 소아정신과 이소영 과장은 <경향>에 “아이들이 카메라 앞에서 무용담을 늘어놓을 수 있지만 사회는 그 아이들을 관용적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그 아이들에게 낙인이 찍힐 수 있다. 잘 모르고 저지르는 청소년기 행동이 방송을 통해 전 국민에게 공개되고 회자되며 편견을 남기게 됐다. 진정한 의미의 갱생이라고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EBS> 라디오 청소년 상담사로 활동 중인 안주연 메디웰 병원장은 “제작진이 ‘피해자에 대해 사과해’라고 말하는 것을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했는데 오디션 프로그램을 ‘전국 노래 자랑’처럼 하면 촌스러우니 ‘슈퍼스타 K’로 바꾸자는 것”이라며 “청소년 문제는 감정적으로 얽혀 있어 모든 걸 예능화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경향>에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가해 학생들을 만나 조근조근 이야기하면 이야기가 잘되는데 이 방송에서는 모든 아이들을 다 나쁜 아이들로 몰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송포유’ 최종회는 예정대로 26일 오후 11시10분 방송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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