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통함 어찌할꼬…폭력없는 곳에서 편히 쉬거라”
경북 경산에서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자살한 고교생 최모(15)군 유서 전문이 공개됐다. 최군이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기까지의 절절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돼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최군은 유서에서 “나를 계속 챙겨주던 내 가족들 정말 사랑하고 죽어서도 영원히 사랑할게”라며 “공부도 못한 이 막내 00이가 먼저 죽어서 미안하고, 나는 정말 이렇게 살아갈 날 많이 남아 있고, 또 미래가 이렇게 많은데 먼저 죽어서 미안해”라고 가족들에게 사랑을 표했다.
이어 최군은 “경찰 아저씨들 내가 이때까지 괴롭힘 받았던 얘기를 여기다 적을게요”라며 자신을 괴롭혔던 학생들과 당한 내용들을 적었다. 또 최군은 “학교폭력을 없애려고 하면 CCTV를 더 좋은 걸로 설치하거나 사각지대 혹은 설치 안 돼있는 것도 판별이 될 수 있을 정도의 CCTV 설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서 말미에 최군은 “마지막으로 가족에게 집에서 말고 옥상에서 불편하게 이렇게 적으면서 눈물이 고여. 하지만 사랑해”라며 “나 목말라 마지막까지 투정부려 미안한데 물 좀 줘”라고 적었다.
유서는 최군의 유족이 “학교폭력이 더 이상 없도록 해달라”며 <연합뉴스>에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유서 전문에 네티즌들은 “아 진심 저 글보니깐 눈물나네요. 얼마나 힘들었으면 자살까지 생각할지.. 좋은 곳으로 가렴. 다시 태어나면 학교폭력이 없는 시대에 태어나렴”(고**), “참으로 가슴이 이프네요”(건**), “우리 아들도 순하고 자기 물건도 잘 못 챙기고 친구얘기 엄마한테 잘 안하는데.. 유서를 남긴 친구의 마음이 어땠을까 생각하니..눈물이 납니다. 아직 아이인데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다음 세상에서는 학교폭력 없는 곳에서 태어나길...명복을 빕니다”(황**), “너무나 가슴 아프네요.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그 아이의 선택이 정말 말없는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옥상에서 써내려가는 편지를 스스로 눈물을 삼켜가며 썼을 거란 생각에 울분이 치어 오릅니다. 죄를 물어야 할 것입니다”(플러**),
“아이고 이 원통함을 어찌할꼬 슬퍼서 슬퍼서 읽을 수가 없네. 폭력없는 곳에서 편히 쉬라 아가야!”(보*),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답답함에 자신을 표현한 피해자 학생은 어른들이 사회가 국가가 책임져야 합니다. 저도 이렇게 울면서 글을 올리는데... 그 아이라고 다를까 싶네요”(머꼬**), “유서 읽으면서 사무실에 앉아서 눈물 흘렸는데....저번에 대구에서 자살한 애 때도 그랬는데 이번에도 그냥 흐지부지 넘어가서는 정말 안 될 일일 것 같아요. 너무 가슴 아픕니다”(하이**) 등의 글을 올리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다음은 최군의 유서 전문.
엄마 오늘 못 들어가서 미안해. 아빠한테도.
누나한테도 미안해. 가족들이 이 종이를 볼 때쯤이면 내가 죽고 나서 일꺼야.
미안하다고 직접 말로 전해 주지 못해 너무 미안해.
아마 내가 죽으면 가족들이 제일 힘들어 하겠지.
엄마 아빠 누나 내가 이렇게 못나서 미안해.
순진한 건지 바보인 건지 내가 덜렁거려서 물건도 잘 못 챙기고.
그래서 내 휴대전화도 몇 번씩 고장 내고 또 잃어버리고.
학용품도 잘 못 챙겨서 자주 잃어버려서, 내가 이럴 때마다 미웠을거야.
하지만 나를 계속 챙겨주던 내 가족들 정말 사랑하고 죽어서도 영원히 사랑할게.
공부도 못한 이 막내 00이가 먼저 죽어서 미안하고, 나는 정말 이렇게 살아갈 날 많이 남아 있고, 또 미래가 이렇게 많은데 먼저 죽어서 미안해.
그리고 내가 죽는 이유를 지금부터 말할게요.
경찰 아저씨들 내가 이때까지 괴롭힘 받았던 얘기를 여기다 적을게요.
학교폭력은 지금처럼 해도 백퍼센트 못 잡아내요.
반에서도 화장실에서도 여러 시설들이 CCTV가 안 달려 있거나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괴롭힘은 주로 그런데서 받죠.
2011년부터 지금 현재까지 괴롭혀 왔던 애들을 적겠습니다.
ㅇㅇ고 ㅇㅇㅇ, ㅇㅇㅇ, ㅇㅇ고등학교인지 모르겠지만 작년까지 ㅇㅇ중에 있던 ㅇㅇㅇ, ㅇㅇㅇ, ㅇㅇ고등학교 ㅇㅇㅇ.
주로 CCTV 없는 데나 사각진 곳, 있다고 해도 화질이 안 좋아 판별하기 어려운 것 이런데서 맞습니다.
다들 돈이 없어서 설치 또는 교체를 못했다 나는 그걸 핑계라고 생각합니다.
학교폭력은 폭력, 금품갈취, 언어폭력, 사이버폭력, 빵 셔틀 등등.
이 중 내가 당한 것은 물리적 폭력, 조금이지만 금품갈취(특히 ㅇㅇㅇ), 언어폭력 등등.
이 학교폭력을 없애려고 하면 CCTV를 더 좋은 걸로 설치하거나 사각지대 혹은 설치 안 돼있는 것도 판별이 될 수 있을 정도의 CCTV 설치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족에게 집에서 말고 옥상에서 불편하게 이렇게 적으면서 눈물이 고여.
하지만 사랑해.
나 목말라 마지막까지 투정부려 미안한데 물 좀 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