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특별기획 ‘송포유’가 학교 폭력 가해자들의 폭행 사실을 부각하는 등 피해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질타가 잇따르는 가운데 담당 PD의 해명에도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착한 예능’ 프로그램을 표방한 ‘송포유’는 21일과 22일 양일에 걸쳐 가수 이승철 씨와 엄정화 씨가 고등학생 합창단을 구성해 세계합창대회를 준비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중 논란이 일고 있는 부분은 이승철 씨가 맡은 서울 성지고등학교 학생들 편이다.

‘송포유’는 학생들의 사전 인터뷰를 통해 “고등학교 1학년 때 폭행으로 전치 8주인가 상처를 입혔다”, “전 학교에서 퇴학당했는데 그 때 애들 땅에 묻고 그랬다” 등 폭력성이 짙은 아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제작진은 이들에 대해 ‘방황하는 아이들의 종착역’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송포유’가 전파를 타고 나가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송포유’에 저를 괴롭혔던 아이가 나옵니다”라는 글이 게시됐다. 글을 쓴 네티즌은 “저를 괴롭혔던 학생이 합창단으로 선발돼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방송을 보다가 울었다”며 “그 학생의 괴롭힘 때문에 학교 복도를 돌아다니는 것조차 무서웠다. 다른 이미지로 포장한다는 게 어이없다”고 토로했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또 다른 네티즌은 해당 글에 “왕따 당했다고 방송한 ***야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라며 “심심하면 너희 무리에서 한명씩 돌려가면서 왕따시키고 놀이터 데려가서 때리고 그랬잖아. 네가 왕따 당할 일은 없을 테니 그저 재미있게만 느껴졌겠지”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SBS> 시청자 게시판에도 비난이 빗발치며 폐지를 요구하는 글들이 잇따랐다. 한 시청자는 “방송 보는 피해자들 생각은 안 하시나요”라며 “피해자들이 얼마나 괴롭겠습니까. 제발 그만 방송해주세요”라는 글을 게시했고, 또 다른 시청자는 “방송에 나오는 그 친구들에게 폭력을 당한 학생들의 입장을 생각해 보기는 한 겁니까?”라며 “감성팔이나 하는 이상한 방송은 접고 제대로 된 방송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비난했다.

▲ ⓒ'SBS'

논란이 거세자 연출을 맡은 담당 PD는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서 “(학생들) 인터뷰 취지는 ‘어떻게 해서 이 학교에 오게 됐나’하는 팩트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거기에 대고 ‘피해자에 대해 사과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그렇게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굉장히 교조주의적이고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밝혔다.

서 PD는 이어 “이 아이들은 이미 소년원에 갔다 왔고 보호관찰을 받는 아이들로 이미 죗값을 치른 아이들에게 대체 어디까지 뭘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고 입장을 표명했다.

담당 PD의 해명에도 불구, 비난 목소리는 더욱 거세졌다. 한 시청자는 학교 폭력을 당했던 자신의 아이 이야기와 함께 담당 PD의 해명을 인용하며 “이런 프로그램 때문에 우리 아들 같은 애들이 상처받고 더 좌절하고 삶을 놔 버릴 것 같아 너무 가슴 아픈 엄마입니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국청소년상담원 손재환 조교수는 <경향신문>에 “학교 폭력에서 피해자가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하고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는 것이 제일 문제”라며 “가해 학생이 폭행 사실을 무용담처럼 얘기하게 되면 피해자에겐 2차 피해가 된다”고 밝혔다.

김건찬 학교폭력예방센터 사무총장도 “교육에 초점을 맞췄다면 아이들이 서로 배려하고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줬을 것”이라며 “자신의 행동에 대한 반성과 사과 없이 노래하는 모습만 앞세운다면 방송의 정당성을 얻기 힘들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