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심장 갉아먹어”…명문 자사고 전교 1등 투신

네티즌 “줄세우기 그만, 교육개혁 넘어 교육혁명 필요”

경북지역 자율형사립고에서 전교 1등도 했던 고교생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2011년 12월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대구 중학생(14)이 목숨을 끊은 이후 대구에서 14명, 경북지역에서 12명의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버렸다.

28일 <한겨레>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4시37분께 부산 해운대구 한 아파트에서 권아무개(16·고2)군이 바닥에 떨어져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아파트 20층 옥상에는 권군의 옷과 신발, 휴대전화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권군은 투신하기 직전인 오후 4시34분께 어머니에게 카카오톡으로 “제 머리가 심장을 갉아먹는데 이제 더 이상 못 버티겠어요. 안녕히 계세요. 죄송해요”라는 내용의 글을 보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아파트 CCTV에는 오후 3시19분께 권군이 혼자서 승강기로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는 모습이 찍혔다.

권군은 이날 학교에서 수업을 듣다가 점심 시간인 낮 12시 20분께 가방을 둔 채 학교를 나와 택시와 시외버스를 갈아타고서 집이 있는 아파트로 갔다. 학교 기숙사에서 지내던 권군은 주말인 23일 아버지와, 24일에는 어머니와 등산을 다녀왔다.

22일 학교에서 벌인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권군은 학교 폭력을 당한 적이 없다고 답했고 학교 상담실에서 상담한 적도 없었다. 권군은 평소 우울증 증세가 없었고 진료나 상담을 받은 적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1학년 때는 학급 반장이었고 2학년에 올라와서도 부반장을 맡았다. 권군은 다달이 넷째 주말에 2박3일 일정으로 부산 집을 다녀왔다고 한다.

해당 학교는 2011년 졸업생 450여명 중 서울대 30여명, 연세대 30명, 고려대 40여명이 합격해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자율형사립고다. 권군은 입학 할 때는 150등 수준이었지만 성적이 많이 올라 지난 13일 모의고사에서는 2학년 인문계에서 1등을 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이 학교 교감은 “권군은 평소 주변에 힘들다는 내색도 하지 않았고,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다. 학교 친구들이 갑작스런 권군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학생들의 연이은 자살 소식에 네티즌들은 “저 정도 성적향상이면 정말 노력하고 성실한 학생이었을텐데...사회에 기여할 인재가...안타깝네요”(호그**),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꼬. 얼마나 착했으면...마음이 저려옵니다. 부디 다음 생은 희망만 가득하고 고통이 없는 삶을 살길 바란다. 명문고의 1등...우리 사회는 아이들부터 등수로 서열을 정해서 그들을 줄세웁니다. 이는 과거 반상제와 뭐가 다르겠습니까? 마음이 아픕니다”(푸른**), “이런 거 보면 참..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제도가 한참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드네요”(에우**), “줄 세우기 하는 교육은 이제 그만 두어야 합니다”(new******), “아이들의 자살만은 제발 멈추게 하자”(ryus*********), “교육개혁을 넘어 교육혁명이 필요하다”(han******), “자사고 1등 학생의 자살소식에 또 아프다. 아이들이 겪는 고통의 무게를 감히 가늠할 수도 없다”(min*******) 등의 글을 올리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