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식민지 시절 ‘지옥섬’, ‘감옥섬’으로 불리며 많은 한국인을 강제 징용했던 근대화 시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기로 해 비난이 거세다. 

20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세계유산조약과 관련한 정부기관 연락회의에서 기타큐슈시의 야하타 제철소 등 메이지 시대 일본 산업혁명 유산을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나가사키 조선소처럼 현재까지 가동 중인 시설과 미쓰비시 해저 탄광이 있던 하시마 등 8개 현의 28개 시설과 유적을 추천하기로 했다.

해당 제철소나 탄광 등은 일본에서 자국 근대화의 기초를 닦았던 곳으로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침략을 당한 주변국들에게는 선조들의 피와 땀이 맺힌 한(恨)이 서린 곳이다.

추천 대상은 일본이 벌인 침략전쟁 때 조선인 노동자가 강제로 끌려가 일했던 시설로, 전쟁의 흔적이 담긴 시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는 일본 정부의 행보에 대해 역사의식 부재라는 국제사회의 논란이 예상된다.

▲ ⓒ'SBS'

앞서 한국 정부는 ‘이웃 국가의 아픔과 관련 있는 시설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려는 것이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기리는 세계문화유산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일본은 이달 중 잠정 추천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2015년에 세계문화유산위원회가 등록 여부를 심사하게 된다.

이와 관련, <매일신문>은 사설을 통해 “일본의 역사의식 부재를 다시 한 번 드러냈을 뿐 아니라 이웃 국가의 아픔을 외면함으로써 호혜 선린의 외교 원칙을 어겼다는 점에서 비난받을 수밖에 없다”며 “비인도적이고 잔인한 역사를 은폐하고 왜곡했다는 점에서 국제적인 논란과 비난에도 직면할 것”이라고 날선 비판을 던졌다.

<매일>은 “침략전쟁의 흔적이 담긴 시설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것은 역사에 몰지각하고 몰염치한 행위일 수밖에 없으며 일본의 저열한 국가 수준을 드러내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며 “일본 정부의 이번 결정이 얼마나 부적절한 것인지 지속적으로 알려 등재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순리”라고 맹비난했다.

SNS상에서 네티즌들은 해당 소식을 접하고 분노를 금치 못했다. <SBS> ‘8 뉴스’ 김성준 앵커는 자신의 트위터에 “일본이 하시마 탄광과 나가사키 조선소에 대해 그토록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하기 전에 그 자부심을 위해 희생됐던 한국인의 피눈물을 세계양심유산으로 먼저 등록하기 바랍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밖에도 “반성의 기미가 없는 일본이라는 나라는 고립되어야 한다”(이**), “침략전쟁의 흔적이 담긴 시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겠다니 정신이상자들 아닌가?”(yan****), “전쟁의 흔적은 지워져야 하는 것이지 문화가 될 수는 없습니다. 위험하네요”(wan*****), “인류와 함께 할 자격조차 없는 일본의 망언망동에 대해 국제사회가 철저하게 외면해야 한다”(ath****) 등 비난 글들이 빗발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