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철거된 친일파 동상, 부산의 고등학교에 다시 등장

네티즌 “이래서 일본이 우리한테 사과를 안하는 것”

광주에서 수십 년간 3·1운동 기념탑과 어깨를 나란히 하다가 계속된 문제제기로 철거된 친일파 안용백(1901년∼1977년) 동상이 몇 년 전 부산의 한 학교에도 새로 건립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경남 중·고등학교에 따르면, 지난 2009년 4월 30일 개교기념일을 맞아 학교 동문의 기증으로 안용백 흉상이 교정에 설립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학교 측은 안용백의 친일 행적에 대해 전혀 몰랐으며, 경남 중·고등학교의 초대 교장을 지낼 당시 재학생이었던 재일동포 강주홍(80)씨가 은혜를 기리며 기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강씨는 아프리카에 의료봉사를 갔다가 숨진 아들의 이름으로 ‘강정길 한일장학회’를 설립, 학교에 5억원의 장학금과 안용백 흉상을 기탁했다.

그러나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에 따르면, 안용백은 조선총독부 관료로 일하며 총독부 기관지 등에 내선일체와 황국신민화 정책을 찬양하는 사설을 다수 게재하고 강연을 했으며 창씨개명에도 앞장섰다는 연유로 친일 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다.

또한 1958년 제4대 총선에 자유당 후보로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나 부정개표 행위가 적발돼 당선 무효 판결을 받기도 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측은 수년간 “친일파 동상을 3·1운동탑과 안중근 의사 동상 옆에 세워두면 시민들은 이 사람도 안중근 의사와 동급이라고 오해할 것”이라며 흉상 철거 또는 친일행적 안내판 설치를 주장해왔다.

서강태 경남고등학교 교장은 “동상 설립은 은사를 잊지 못하는 동문의 뜻으로 이뤄졌을 뿐 학교에선 안 초대교장의 친일 행적을 알지 못했다”며 “전국의 총동창회와 의논해 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용백은 문교부 고등교육국장, 전남도 교육감 등을 역임해 광주에서도 지난 1982년 2월 광주 중외공원(당시 광주어린이대공원)에 흉상이 설립됐다.

공원을 관리하던 광주시립미술관은 유족이나 설립단체의 동의 없이 임의 철거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수년째 제기되는 철거논란에 지난 7월 초 동상을 철거했다.

한편 네티즌들은 “이래서 일본이 우리한테 사과하지 않는 거다. 내부에서도 이런데 무슨 이유로 그들이 사과를 하나?”(defi****), “아무리 일본에게 사과와 반성을 요구해도 우리가 먼저 국내 친일을 정리하지 않으면 우물 안의 외침밖에 안 됩니다”(hide****)라고 꼬집었다.

다른 네티즌은 “현 경남고 교장이 더 코미디네. 초대교장의 행적을 몰랐다고?”(capt****),
“진심으로 친일 행동을 했는지, 어거지로 살기 위해서 친일 행동을 했는지는 몰라도 그래도 친일파로 기재가 되어 있는 사람을 동상으로 만들어 세우는 건 좀...”(Dian****), “동상 세우는 건 좋다. 대신 그 앞에 자기 치적 다 적어서 후세에 길이길이 남기기 바란다”(kib0****)며 비난을 쏟아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