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역사교과서 검정 통과…네티즌 “국어도 일본어 쓰겠네”

비난쇄도…전우용 “30년뒤 ‘지금의 벌레’들이 나라 이끌지도”

뉴라이트가 만든 역사교과서가 국사편찬위원회의 검정심의 본심사를 통과해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에 역사학자 전우용 박사는 “지금 뉴라이트 역사교과서는 30년 뒤를 노린 포석”이라며 “30년 뒤 지금 ‘벌레’ 취급받는 자들이 이 나라를 이끌게 될 지도 모른다”고 맹비난했고, 일부 네티즌들은 뉴라이트의 '대안교과서' 일부를 올리며 '역사 왜곡' 교과서의 검정 통과에 분통을 터트렸다.

31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뉴라이트 인사들이 이끄는 한국현대사학회가 집필한 고등학교 한국사교과서(교학사)가 검정심의 본심사를 통과했다. 뉴라이트 저자들이 2008년 ‘한국 근·현대사’라는 대안교과서를 내놓은 적은 있지만 이들이 쓴 교과서가 학교에서 사용하는 검정과정에 합격한 것은 처음이다.

<경향>은 현대사학회가 31일 중·고교 한국사교과서 학술대회를 열면서 다른 출판사들의 역사교과서에 ‘좌편향’ 문제가 있다고 공격하고 나서 ‘역사 교과서 흔들기’ 논쟁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지난 10일 고교 한국사교과서 검정심의에서 한국현대사학회 권희영 회장이 주 집필자로 참여한 교학사 교과서를 비롯한 8종이 본심사를 통과했다고 공지했다. 본심을 통과한 교과서들은 현재 검정심의위가 권고한 수정·보완 작업을 진행 중이며 8월 30일 최종 합격 여부가 발표된다.

<경향>에 따르면 역사교과서가 국정에서 검정으로 바뀐 ‘2007년 교육과정 개정 체제’ 이후 수정·보완 단계에서 탈락한 역사교과서는 없다. 최종 합격된 교과서는 9월 중 각 학교에 전시돼 학교별 채택과정을 거친 뒤 내년 3월부터 사용된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국현대사학회는 ‘2009 역사교육과정 개정’ 논의가 막바지에 이르렀던 2011년에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꾸자고 건의했던 뉴라이트 계열 단체다. 당시 국사편찬위원회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이를 공개 논의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며 논란이 번진 바 있다.

또한, 한국현대사확회의 교과서위원장인 이명희 공주대 교수는 당시 교과부에 강제병합 후 일제에 의한 근대제도의 이식과 우리 민족의 수용을 역사교육과정에 명시할 것을 요구하는 제안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는 일제가 한국 근대화가 끼친 긍정적 역할도 인정하자고 주장하는 것으로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와 관련, 역사학자 전우용 박사는 트위터에 “조선일보 등이 이 교과서를 지원하는 것으로 보아 채택하는 학교가 많을 겁니다. 이대로 두면 지금의 일본인들이 30년 뒤의 우리 모습이 됩니다”며 “한국 뉴라이트의 역사관은 30년 전 일본 우익의 역사관과 같다. 반민족행위자들의 자존심을 세워주려 한다”고 비난했다.

진보정의당 이지안 부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본심사 통과 과정도 의아스러운데다 뉴라이트 단체가 학술대회를 통해 다른 출판사들의 역사교과서에 ‘좌편향’ 문제가 있다면서 논란을 부추기고 있으니 참으로 우려스럽다”며 “박근혜 정부 초반부터 ‘역사교과서 흔들기’를 하려는 꼼수가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 부대변인은 이어 “틈만 나면 역사교과서 왜곡을 시도하는 보수세력들의 행태가 노골적 우경화 망발을 일삼는 일본 극우정치인들과 다를 게 무엇이냐”며 “정권에 휘말린 역사교과서 이념논쟁은 국민의 분열만 가중시킬 뿐이다”고 일갈했다.

네티즌들도 해당 뉴스를 접하고 일본의 우경화를 닮아 간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한 네티즌(정의******)은 “한국판 새역모네. 설마 했는데 이제 뉴라이트 교과서가 학교까지 진출하게 생겼네. 조중동 등이 여론 몰이하겠죠? 이 교과서 채택하라고?”라는 조롱글을 올렸다.

이 밖에도 “일제시대와 박정희 미화에 총력하겠군. 어린 학생들에게 폭력과 압제가 정당한 것이라고 가르치는 거다. 미친것들!”(둥글**), “이 기세라면 국어가 일본어로 바뀌겠는데?”(밤**), “친일 청산을 하지 못해 지금까지 이르게 된 게 심히 유감스럽네요”(이**) 등의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왔다.

한편, 이와 관련해 젊은 층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006년 ‘뉴라이트 전국연합 창립 1주념 기념대회’에서 축사를 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영상이 게시되며 재주목되고 있다.

이 영상에서 박 대통령은 “뉴라이트 전국연합의 일년은 거꾸로만 가던 대한민국을 바로잡은 놀라운 일년이었다. 위기의 대한민국, 탄식과 신음이 일상이 된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이 돼야 한다”며 “대한민국 바로 세우는 일에 나서달라. 저 역시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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