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베-獨 메르켈 상반된 역사 반성 태도

“침략 반성 ‘무라야마’ 전면 부정” VS “나치 강제 수용소 방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5일 개최된 ‘전국전몰자추도식’에서 역대 총리들과는 달리 ‘아시아국들에 대한 가해와 반성’을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표명한 ‘무라야마 담화’를 부정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어 국제적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일왕 부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추도식 식사에서 “역사에 겸허하고 배워야 할 교훈은 깊이 가슴에 새기겠다”고 밝히면서도, 1994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총리 이후 역대 총리들이 8·15 전몰자추도식에서 표명해온 ‘가해와 반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교도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올해는 매년 총리 추도식사에 들어 있던 ‘부전(不戰)의 맹세’ 문구도 생략됐다.

ⓒ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12일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WSJ.com)에 게재한 일본의 잘못을 세계인에게 알리는 광고
ⓒ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12일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WSJ.com)에 게재한 일본의 잘못을 세계인에게 알리는 광고

그 동안 일본의 역대 총리는 매년 추도식에서 ‘아시아 국가 사람들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주었다’며 과거 전쟁에 대한 반성을 표명해왔다.

이와 관련해 무라야마 전 총리는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가) 외국에 대한 반성을 (연설에) 담았어야 한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베 총리가 과거 역사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인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수용소를 방문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져 비교되는 역사 반성 태도를 보이고 있다.

14일 <슈피겔>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오는 20일 뮌헨 남부에 있는 다하우 나치 강제수용소 기념관을 찾아 헌화하고 연설도 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독일 수장이 나치 수용소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메르켈 총리의 이번 방문에는 홀로코스트(2차 대전 당시 벌어진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와 뮌헨 바이에른주 교육부 장관 등이 동행할 예정이라고 슈테판 자이베르트 총리실 대변인은 전했다.

다하우 수용소는 1933년 아돌프 히틀러가 만든 정치범 수용소로 1945년 미국이 수용소를 장악하기 전까지 히틀러는 유대인과 전쟁 포로, 집시, 동성애자, 장애인 등 20만명을 이곳에 가뒀다. 이 과정에서 질병과 기아로 숨진 사람만 4만 1000여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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