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 추진과 자치 경찰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경찰 조직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본격적인 경찰 개혁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개혁안에는 ‘일반적 수권조항’ 신설 추진과 경찰대학 개편 등 민감한 내용도 담겨있어 사회적 논란과 경찰내부 반발이 예상된다.

10일 <노컷뉴스>는 박근혜 정부가 경찰의 조직과 인사·업무체계까지 아우르는 대대적인 경찰 개혁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노컷>은 정부 조직개편과 정원 등을 담당, 정부내 가장 힘 있는 부서로 알려진 안전행정부 창조정부전략실이 작성한 ‘경찰 조직 활성화 방안’ 문건에 이같은 경찰 개혁안이 담겼다고 밝혔다.

유정복 안행부 장관은 지난 7월 박동훈 행정자치비서관이 배석한 가운데 박 대통령에게 개혁안 초안을 직접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컷>은 안행부가 조만간 확정안을 마련해 박 대통령에 대한 최종 업무보고를 거쳐 본격적인 경찰 개혁에 나선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사정기관 한 고위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유 장관에게 추가 보완 지시를 내려 후속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급히 추진할 방안들이 있기 때문에 조만간 최종 결과물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노컷>은 ‘경찰 조직 활성화 방안’에 정부가 우선 경찰의 오랜 숙원인 검·경 수사권 조정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면서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되는 수사권 조정 논의 기구가 빠른 시일내에 결론을 도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지난 2011년 형사소송법이 일부 개정돼 경찰에 수사 개시권을 부여하고 명령·복종관계 규정을 삭제했지만 여전히 경찰의 실질적 독립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 서울경찰청에 걸린 문구 ⓒ'트위터(ID:hoya****)'

특히 정부는 수사권 조정과 연계해 지방자치단체에 일부 경찰권을 부여하는 ‘자치경찰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인수위 시절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의 전제 조건이자 경찰권 남용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자치경찰제를 함께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노컷>에 따르면, 정부는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에서 자치경찰제 도입 방안을 조속히 논의·결정하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경찰관들이 현장에서 주저하거나 망설이지 않도록 경찰관직무집행법에 ‘일반적 수권조항’을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될 계획이다. 개별적인 법률 규정이 없어도 경찰권을 포괄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끔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권력의 비대화와 경찰권의 자의적 남용에 대한 비판과 우려 등 사회적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노컷>은 전했다.

아울러 정부는 경찰 고위 간부인 경무관 이상의 인사를 심사하는 ‘경찰공무원임명제청위원회’를 안행부에 설치해 그동안 형식적이던 안행부장관의 임용제청권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기로 했다.

또한, 고위직 독식 등의 논란의 끊이지 않은 경찰대도 대대적인 손질이 감행될 예정이다. 경찰대 개편의 핵심으로는 △입학 정원 축소 △일반대 관련학과와의 형평성 제고 △무료교육 및 졸업 후 경위 임용 특혜 개선 등 3가지다.

<노컷>은 정부가 마련한 일련의 구상은 결국 경찰 조직에 대한 정부의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경찰 상위직을 다수 점하고 있는 경찰대 출신을 제어하는 동시에 고위직 인사 권한을 가져감으로써 실질적으로 경찰 조직 전체를 통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