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섭 “1명의 권은희 지켜내야 10명의 권은희 나온다”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서 “윗선의 압력이 있었다”고 증언한 권은희 전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현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에 대해 서울 일선 경찰들의 응원이 잇따르고 있다.
20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 마포경찰서 소속의 한 경찰관은 “진실을 왜곡한 수뇌부를 대신해 국정조사에서 진실을 당당하게 밝히고 소신 발언을 한 권 과장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서울 중부서경찰서 소속 경찰관도 “권은희 과장은 경찰관으로서의 직업윤리와 사명감을 높이 평가한다”며 “국정조사에서도 조목조목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모습을 보고 속이 후련했다”고 밝혔다.
일부 경찰들은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한 경찰관은 “국정조사에서 권 과장을 죄인처럼 거세게 몰아 부치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태도에 경찰의 한 사람으로서 자존심이 상했다”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국정조사에 나선 권 과장을 죄인처럼 몰아 부치는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보고 개탄했다”고 전했다.
서울 서초경찰서 소속 한 경찰관도 “권 과장은 죄인이 아니라 국정조사 증인이었는데 새누리당 의원들이 윽박지르는 모습에 어이가 없었다”며 또 ‘광주의 딸’ 운운하며 “지역감정을 조장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태도에 분노했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관들은 경찰의 수사권 독립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 우려하기도 했다.
서울 중부경찰서 소속 한 경찰관은 “이번 국정조사가 경찰의 수사권 독립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만약 수사권 독립과 이번 국정조사를 결부시킨다면 일선 경찰들이 반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은평경찰서 소속 한 경찰관은 “이번 국정원 사태로 국민들은 경찰에 대해 크게 실망했다”며 “경찰은 권력기관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역량을 내부적으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고 <뉴시스>는 전했다.
SNS 등에서는 청문회에서 권은희 과장이 ‘소신 발언’을 했다며 “용기있다, 고맙다” 등 응원 글들이 잇따라 게시됐다. 일부 법학계 교수들의 칭찬도 이어졌다.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권은희 과장 ‘대선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중간 수사 결과 발표행위가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분명한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법률가로서 완벽하게 사건의 실체를 규정했네요. 권 과장의 지혜와 용기에 경의를 표합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켜켜이 짓누르는 허위의 압력을 뚫고 진실을 용기 있게 증언한다. 이런 분을 지켜내야 우리 민주주의가 소생합니다”라며 “한명의 권은희를 지켜내야 열명의 권은희가 나옵니다. 권은희를 왕따시키려는 조직, 그 배후의 권력을 국민이 왕따시켜버려야 합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파워트위터리안 레인메이커는 “권은희 과장은 진실을 당당하게 말함으로써 경찰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킬 뿐 아니라 차분하고 냉철한 논리로 대한민국 변호사의 자존심마저 지키고 있다”며 “동석한 경찰들, 심문하는 새누리 출신들은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본대로, 느낀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것조차 무뎌진 대한민국! 앎과 함의 바른 실천자! 당신의 양심을 응원합니다”(mar*****), “경찰은 견찰인 줄 알았는데.. 권은희 같은 경찰관님도 계시는군요”(wans******),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빛을 내는 분들이 있네요. 쉽지 않은 결정 감사드립니다”(ahr****) 등의 응원 글들이 잇따라 게시됐다.
한편, 지난 4월 국정원 수사에 대한 ‘윗선 개입’ 의혹을 폭로한 권은희 과장을 응원하는 청원글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권은희 과장을 지켜주세요’라는 내용의 다음 아고라 청원글에는 오전 9시 현재 24,800여명이 서명했다. (☞청원 운동 보러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