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이웃국가들에 대한 가해 사실에 대해 반성 없는 추도사에 일본 언론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사히 신문>은 아베 총리의 15일 전몰자 추도식 추도사에 대해 “‘아베 색’이 진하게 밴 것이자 일본 내부에 주안점을 둔 메시지”라며 “국제사회를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5일 전몰자 추도식에서 아베 총리는 “전몰자의 희생으로 평화와 번영이 있음을 한순간도 잊지 않고 있다”고 추도사를 했다.

<아사히>는 아베 총리가 추도사에서 언급하지 않은 내용들이 1995년 식민지배와 침략을 반성하고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와 겹치는 대목이라고 지적하고 담화를 수정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면 “도저히 용인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역사에서 눈을 떼지 않고 타국의 고통에 상상력을 가동하는 태도가 현재의 일본 정치에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 아베 신조 일본총리 ⓒ'SBS'

<도쿄신문>도 “이제까지 역대정권이 유지해온 ‘역사인식’을 바꾸려는 자세를 분명히 했다”며 주변국들의 불신감 강화를 우려했다.

국회의원 100여명과 각료 3명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서는 한국과 중국의 논란을 일으킨 만큼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사설을 통해 “천황(일왕)과 총리가 조용히 참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A급 전범의 합사에 문제가 있다면 다시 한 번 분사의 가능성을 찾아 보는 것도 결코 낭비는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부정된 과거의 가치관을 현재에 반영함으로써 혼란이 일 때 역사인식에 문제가 생긴다”며 “정치 지도자의 시선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도쿄신문>도 “전몰자를 소음 속에서가 아니라 조용하게 추도할 수 있는 시설에 대해 지혜를 모아야 하지 않을까”라며 A급 전범 분사와 국립 추도시설 건립 등을 재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네티즌들은 아베 총리의 추도사에 대해 비난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반성없는 일본의 지금 태도, 피눈물 흘릴 때가 올 것”(kjw****)이라고 꼬집었고, 또 다른 네티즌(han******)은 “군국주의로 회귀하는 일본 아베”라고 비꼬았다.

이 밖에도 “(일본 언론의 보도가)권력의 치맛폭에 휘둘려 곡필을 일삼는 일부 국내 언론을 보며 언론의 참길을 생각하게 된다”(lan****), “그놈의 사과 한마디가 그렇게 힘든가?”(자**), “저런 사람 가만두는 우리는 뭘까, 보고만 있고 입으로만 떠드는 행태.. 참 부끄럽다”(Y**), “양심도 체면도 모르는 인간들!”(칼**) 등의 글들이 잇따라 게시됐다.

한편, 8·15 추도사 작성은 아베 총리가 기획단계에서부터 주도했다고 알려졌다. <아사히>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백지에서 처음부터 만들고 싶다”며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열리는 행사인지 근본적으로 재고해달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이같은 아베 총리의 의향에 따라 “전몰자 영령에 호소하는 형식”으로 작성됐다고 총리의 주변인사들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