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를 원청업체 ‘생산공정’에 불법파견한 사업주를 형사처벌하도록 한 파견근로자보호법 조항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소속 직원을 타이어 회사에 파견했다가 불법파견 혐의로 기소된 A씨가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43조 1호’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 재판관 전원 일치된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타이어 회사와 포장공정업무에 대해 도급계약을 맺고 소속 근로자들을 파견했다. 검찰은 이 업무가 파견 금지 대상인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해당한다고 보고, A씨를 파견근로자보호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현행 파견근로자 보호법은 제조업의 직접 생산공정 업무와 건설공사, 하역, 선원업무 등은 근로자파견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A씨는 1심에서 벌금을 선고받은 뒤, 항소심 진행 중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이 헌법 소원에 대해 ‘근로자를 파견하려는 사람들의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 보기 어렵다’며 전원 일치된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간접고용의 특성상 파견근로자는 열악한 지위에 놓일 위험이 있기 때문에 근로자 파견사업의 허용대상 범위를 제한하고 이를 위반하는 사업주에게 형벌을 부과하는 것은 적절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또 “‘파견’은 사용사업주가 근로자에게 구체적인 업무 지휘를 할 수 있으나, ‘도급’은 지휘감독권이 없다는 점에서 구별되기 때문에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도 위반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형사처벌을 할 필요성에 대해 “금전적인 부담만을 부과하는 과태료나 이행강제금만 내릴 경우, 위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금전적 이익이 크면 이를 납부하고서라도 위법한 근로자파견계약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