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北에 전향적 접근해야”…정동영 “통일부 제 역할 못했다”
정부가 개성공단에서 제7차 실무회담을 개최하자는 북한의 제안에 대해 수용 의사를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개성공단이 정상화돼야 한다며 정부에 전향적 접근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통일부가 제 역할을 못하고 청와대에 휘둘린다는 날선 비판도 제기됐다.
7일 정부는 개성공단에서 오는 14일 제7차 실무회담을 개최하는 북한의 제안을 수용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정부는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 정부의 당국간 대화 제의에 북한이 전향적으로 나온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번 회담에서 개성공단 문제 해결과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한 합리적 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며 “이런 방향으로의 전향적이고 성실한 (북측의) 태도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정부의 전향적 접근을 당부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8일 <평화방송> ‘열린 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해 “이번 7차 회담 제의는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우리 정부도 그 이상 더 많은 것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으로 개성공단이 정상화돼야 한다”며 정부에 전향적 접근을 요구했다.
박 의원은 “박근혜 정부는 이제 출범한 지 4,5개월 됐기에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좋겠지만 개성공단 문제가 남북관계의 바로미터가 되지 않겠느냐”며 “이렇게 북한에서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고 하면 이제 우리 박 대통령이 북한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줄 때다. 그래서 보다 큰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해서 노력해야 된다”고 당부했다.
반면,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통일부가 너무 무책임했다며 개성공당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 재개 과정을 비판했다.
참여정부 당시 통일부장관을 지냈던 정 고문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주무부처가 통일부인데 자기 입장이 없었다. (통일부는) 개성공단을 만들어낸 어머니이자 산파”라며 “옥동자가 죽느냐 사느냐 하고 있는데 너무 무책임했다. 이렇게 되면 통일부의 존재 이유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그는 “통일부가 나름대로 협상 전략을 마련하고 이렇게 한 것이 아니라, 하라면 하고 하지 말라면 하지 않았다”며 “늘 위를 쳐다봤다”고 꼬집었다.
류길재 통일부장관이 지난 5일 휴가를 갔다 7일 북한의 실무회담 제의에 급거 귀경한 것에 대해서도 “개성공단 문제를 다급한 과제로 보지 않은 것”이라며 “통일부가 전적으로 (개성공단에 관한) 책임을 지고 하는 위상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씁쓸하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우리 정부 측의 대화 제의에 열흘 가량 침묵했던 북한이 전날 실무회담을 제의한 것에 대해서는 “남북 양측이 벼랑 끝에서 돌아선 것”이라며 “참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정 고문은 7차 회담의 전망에 대해 “8·15 광복절에는 대통령들이 그동안 경축사를 통해 늘 남북관계와 관련한 비전과 기본 정책 등을 발표해 왔기 때문에 그 전날 이뤄지는 개성회담이 파국으로 가고 8·15 얘기를 할 순 없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앞서 남북은 지난달 25일 개성공단에 관한 제6차 실무회담을 개최했다. 그러나 재발방지 및 책임소재 문제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회담이 결렬된 바 있다.
한편,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특별담화에서 개성공단 잠정중단 조치의 해제, 남측 입주기업의 출입 허용, 남측 근로자의 정상출근 보장, 남측 인원의 신변안전 담보 및 재산 보호 등을 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