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 “朴정부 ‘기싸움’ 대응, MB 5년 되풀이…이성찾아야”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개성공단 사태와 관련 29일 “북측 지형의 (개성공단) 환한 불빛이 개성에 사는 북한 주민 마음에 남측에 대한 동경심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그것이 남북협력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라면서 남북관계에서 개성공단의 의미를 이같이 지적했다.
개성공단 파탄 상황에 대해 김 교수는 “2000년 이후 남북관계 상징이 개성공단의 환한 불빛이었다”며 “그 불빛이 지금 꺼졌다고 생각해 보라, 그걸 다시 키우려면 또 다시 10년이 걸리고, 남북관계 자체에 대한 회의가 드는 것이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에 대해 김 교수는 “이런 강수를 꺼내 든 것은 남과 북의 기싸움, 자존심 싸움에서 밀려선 안 된다는 여론의 움직임이 있었고 대통령이 어떤 일에서든지 갑자기 생각이 바뀌셨던 게 있었던 것 같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북한은 워낙 튀는 상대고 통제 불가능한 상대이기에 일거수일투족에 매번 우리가 즉각적인 대응을 해서는 안된다”며 “문제를 풀어가려면 일반적인 기조를 가지고 끊임없이 인내하면서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때로는 숨죽이고, 때로는 압박하면서 가야 되는 것”이라고 우리 정부에 촉구했다.
김 교수는 “자존심 상한다, 주도권 잡아야겠다는 식이면 이명박 정부 5년과 똑같은 일을 되풀이 할 수밖에 없다”며 “예단할 수는 없지만 박근혜 정부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접은 거라면 상황은 좀 더 복잡해진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이런 식의 되지도 않는 불안감을 조장해서 개성공단 카드를 마치 남과 북의 거의 샅바싸움 비슷하게 몰고 가는 것은 안 좋다”며 서로 지는 게임을 하고 있다고 양측 모두를 비판했다.
또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김근식 교수는 “개성공단에 있는 것이 공장 기계의 부품인데 중국이 와서 쓸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우리가 전기를 끊으면 공장을 가동할 수 있는 실질적 방법 자체가 없다”며 “그걸 마치 북한이 몰수해서 전쟁통에 무슨 기계 빼가듯이 빼간다고 생각하고 언론이 그렇게 쓰고, 이쪽이 또 열 받고 이런 상황이 돼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제발 좀 이성을 찾고 감정을 자제하고 개성공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살릴 방법을 찾아야지, 왜 기싸움에서 부부싸움에서 서로 치고 박고 집안에서 나갈 걸 바라고 있냐”고 성토했다.
김 교수는 거듭 “답답하다. 일부 언론과 우리 정부가 이럴 때일수록 북한에 대해 숨고르기를 하면서 한 템포 늦춰서 봐야 한다”고 깊은 우려를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