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입주기업 고통무시 망언”…이재화 “이러니 MB때 꼬였지”
‘개성공단 폐쇄 위기’로 인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브레인’ 중 한명이었던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개성공단은 이들(북한)이 문닫자고 할 때 문을 닫는 것이 상책”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져 이에 대한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천 전 수석은 11일 한국여기자협회 주최 포럼에서 “우리가 먼저 (개성공단을) 닫자고 할 일은 아니”라며 “개성공단을 문 닫을 때 우리가 비핵화를 하는데 큰 힘을 가질 수 있고 (비핵화를 위한) 걸림돌을 제거한다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천 전 수석의 이같은 발언 내용이 전해지자 SNS 상에서는 “이런 한심한 양반이 외교안보 수석을 맡았으니”(philoma****), “무슨 생각일까요”(hasig*****), “분위기 파악 못하네”(JinJu****) “그정도 의식수준으로 MB때 안보수석을 했었으니”(58jj***), 비판의견들이 이어졌다.
이재화 변호사(@jhohmylaw)는 “통일에 대한 비전은 없고 대결의식만 있는 자가 MB정권의 외교안보수석을 지냈으니 남북문제가 이처럼 꼬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성경환 교통방송 대표(@saramkh)는 “이런 자가 참여정부에서 6자회담 수석대표를 했다니...MB 외교안보수석하더니”라는 글을 남겼다.
다만, “언제까지 끌려다닐거냐?”(deaia****), “간만에 바른 말 하는 사람이 언론에 나왔네”(@baoba******) 등 천 전 수석의 발언에 동감하는 트위터리안들도 있었다.
윤관석 민주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천 전 수석은 전정권의 실패한 대북정책을 현 정권에도 강요하려는 것인가?”라며 “천 전 수석의 발언은 한반도 긴장관계 해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고통과 호소를 무시한 막말이며 망언”이라고 비난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개성공단은 남북경제협력의 대표적 결과물이며 폐쇄에 따른 우리측 경제피해만 1조원이 넘고 123개 입주기업의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속한 정상화만이 유일한 길”이라며 “통일부가 장관성명을 통해 대화를 통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는 상황에서 폐쇄 운운하는 것은 국정의 혼란만 가중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천 전 수석을 향해 “더 이상 실패한 대북정책의 연장을 꾀하려는 발언을 중지하고 반성하고 자숙해야 할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에 “대화가 필요하다는 말만 할 것이 아니라 북한에 대한 대화제의 등 적극적인 긴장완화 해소를 위한 노력에 첫발을 과감히 떼달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의 정청래 의원은 이날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천 전 수석의 발언은) 대단히 잘못된 발언”이라는 생각을 나타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정 의원은 “(개성공단이 생기면서) 개성공단과 비무장지대 사이에 있던 (북한) 무기가 개성 이북으로 후방배치됐다. 개성공단은 전쟁방지턱 역할을 해왔다”며 “전쟁방지턱이 없어지면 전쟁 위험성은 더욱 높아진다. 대단히 위험한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천 전 수석은 지난 8일 종편채널 MBN의 ‘아침의 창 매일경제’에 출연해 “우리가 먼저 개성공단문을 닫자고 할 필요는 없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북한에게) 언제든 개성공단을 폐쇄할 수 있다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도움된다”며 “북한이 (개성공단) 문을 닫자고 하면 우리가 매달릴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전한 바 있다.
그는 “개성공단이 남북간에 중요한 창구 역할을 하는 건 맞다”면서도 “앞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될 수 밖에 없는데 개성공단 때문에 우리가 그 제재를 따라갈 수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26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이명박 역도와 그 졸개들인 현인택, 천영우, 김관진, 원세훈은 반드시 역사와 민족의 준엄한 심판을 받고 처형돼야 할 ‘21세기 을사오적’”이라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천 전 수석에 대해 “탄도미사일 사거리 연장을 위한 미국과의 협상을 위해 비밀리에 분주히 막후교섭을 벌인 특등매국노”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11일 성명을 통해 “정부는 북한이 우리와 국제사회에 대해 도발위협을 거듭하고 있는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한반도에서 위기를 더 이상 조성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아울러 류 장관은 “북한은 지금이라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깨뜨리는 행위를 중단하고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행동하기를 바란다”며 “남북간 화해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 운영중단 조치는 민족의 장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으로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근로자들에게 심각한 고통을 주고 있는 바 북한의 책임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