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지점 수시로 드나들며 자금관리 상황 체크
검찰이 전두환씨(82)의 장남 전재국씨의 페이퍼컴퍼니를 실질적으로 관리해온 해외 은행 관계자를 소환 조사했다.
전재국씨는 2004년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 ‘블루아도니스’를 세우고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에서 법인 명의로 계좌를 연 뒤 미화 약 170만달러를 예치했으며 이를 약 5년간 수차례에 걸쳐 홍콩으로 인출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7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 부장검사)은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재국씨 소유의 페이퍼컴퍼니 ‘블루 아도니스’가 금융계좌를 개설한 아랍은행 싱가포르지점 전 부행장 김모씨를 지난 주말 소환 조사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재국씨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게 된 이유와 경위, 이 회사에 투입한 자금의 규모와 흐름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김씨가 아랍은행을 그만둔 상태여서 해당 계좌의 금융거래 내역 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 결과, 재국씨는 ‘블루 아도니스’ 명의의 계좌를 아랍은행 싱가포르지점에 개설하고 이 은행에 회계 관리와 행정 업무 등을 위탁했다.
‘블루 아도니스’의 이사회 결의서는 회사의 회계장부, 회의록, 주주 원부, 등기이사 원부 등 모든 내부 자료를 아랍은행 싱가포르지점에 보관한다고 규정해 놨다. 이는 회사의 자료가 외부로 노출되는 것을 막고 계좌를 비밀리에 운영하기 위한 조치일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재국씨가 6년간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을 수시로 드나들며 이 계좌에서 돈을 찾아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 돈이 전두환씨의 불법자금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국세청도 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탈세한 의혹이 있는지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