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폄훼방송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은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들이 자사의 이익을 위해 모종의 회합을 조직한 내용과 이들의 민주당 등 국회와 청와대를 상대로한 공동 로비 도모 계획이 담긴 비밀문건이 11일 ‘데일리 고발뉴스’를 통해 단독 공개됐다.

‘데일리 고발뉴스’가 단독으로 입수한 해당 문건은 종편 4개사의 정책‧기획 실무책임자들이 지난 5월부터 매주 화요일 점심 회합을 갖고 회사별 발언 내용을 정리한 형식으로 돼 있다.

비밀문건에 따르면, 회합에서는 주로 미디어렙 관련법 시행 연기나 ‘8VSB’에 종편 허용과 같은 추가 특혜를 위한 공동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 ‘데일리 고발뉴스’가 단독으로 입수한 비밀문건에 따르면, 회합에서는 주로 미디어렙 관련법 시행 연기나 ‘8VSB’에 종편 허용과 같은 추가 특혜를 위한 공동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 '데일리 고발뉴스'

해당문건에는 8VSB 종편 허용이 미디어렙 시행을 더 연기하는 것에 비해 국민적 저항이 적을 것으로 보고 이에 로비력을 집중하기로 협의한 것으로 적혀있다. ‘8VSB’는 셋톱박스 없이도 고화질 디지털 방송이 가능해 종편을 황금채널로 만들어 줄 수 있다.

특히 지난 5월 21일 회합 직후 작성된 대화록을 보면, 한 종편실무자는 6월 초 자사의 미래부 출입기자들을 통해 정부의 협조와 압박을 가하고 기획기사를 게재하겠다고 발언했다.

해당 종편의 기획기사를 확인해 본 결과, 문건 내용대로 6월초 8VSB의 도입 필요성을 알리는 방송을 출입기자가 중점 보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 지난 5월 21일 회합 직후 작성된 대화록을 보면, 한 종편실무자는 6월 초 자사의 미래부 출입기자들을 통해 정부의 협조와 압박을 가하고 기획기사를 게재하겠다고 발언했다. ⓒ '데일리 고발뉴스'

이밖에도 비밀문건에는 이들 종편 4개사가 케이블 수신료 인상을 위해 현재 검찰 수사로 정신이 없는 CJ그룹을 상대로 공동 압박 전술을 펼치는 방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적혀있다.

그러나 해당 종편사들의 실무책임자들은 회합을 가진 사실 자체를 한결같이 부인하고 있다.

한 종편 관계자는 ‘데일리 고발뉴스’에 “잘못된 내용인 것 같다”며 “그런 모임이 없었다”고 부인했다.

또 다른 종편 관계자도 “뭔가 잘못 알고 전화한 것 같다.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해당 종편들은 관련 내용을 부인하고 있지만 그동안 이들이 특혜 유지를 위해 집단행동을 벌여온 선례에 비추어 사실여부를 포함, 해당 종편들이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데일리 고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종편 4개사에 부가된 특혜로는 의무재전송채널 지정과 미디어렙 유예가 대표적”이라면서 “규제기관인 방통위부터 청와대, 국회에까지 (종편들의)추가특혜 관련 많은 이야기가 암암리에 오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사회와 학계들은 현 방송환경 속에서 과다하게 설립된 종편들의 특혜를 처리하지 않으면 방송 생태계 자체가 무너질 수 있는 중차대한 위기의 시대라고 진단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 특혜 요구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문제가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뉴스 독립군 ‘데일리 고발뉴스’는 월~목 ‘go발뉴스’ 홈페이지와 팟캐스트를 통해 볼 수 있다. 또 종합편으로 시민방송 RTV에서도 방송된다. 당초 매일 7시 생방송을 계획했으나 노후장비와 스튜디오 문제로 당분간은 팟캐스트로 보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