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심의위 제재 거부감…5.18 왜곡 ‘거짓 사과’ 비난 일어
5·18 광주민주화 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내용을 방송에 내보내 물의를 일으킨 ‘TV조선’과 ‘채널A’가 법정제재를 받게 됐다. 그러나 ‘채널A’는 사과방송을 해 놓고도 “(방송에 나온 탈북자가) 광주에 오지 않았다는 증거가 있냐?”고 반문해 거짓 사과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5일 방송심의소위원회를 열어 ‘TV조선’의 <장성민의 시사탱크>와 ‘채널A’의 <김광현의 탕탕평평> 프로그램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6일 <한겨레>에 따르면, 심의위원 5명은 모두 두 방송에 대해 법정제재 의견을 내놨고 앞으로 전체회의에서 구체적 제재 수위가 결정된다.
법정제재에는 ‘과징금 부과’, ‘관계자 징계’, ‘경고’, ‘주의’가 있는데, 이 중 과징금 부과가 가장 강력한 제재다. <한겨레>는 심의위원들이 두 프로그램이 엄밀하게 검증하지 않은 내용을 방송으로 내보내 방송법상의 공정성, 객관성, 명예훼손 금지, 품위 유지 등의 항목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TV조선’은 이날 의견 진술에서 사과 방송을 내보낸 것과, ‘북한국 개입설은 사실무근’이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 추후 보도를 한 것을 강조하며 “출연자 주장에 대한 사전 검증이 잘못된 점을 전적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반면, 방송에서 5·18 당시 광주에 온 북한국 출신이라는 증언자를 내세운 ‘채널A’ 권순활 보도본부장은 “사건 검증 부족을 인정한다”면서도 “실체적 진실을 예단하지 않고 앞으로 종합적으로 추적해가겠다”고 밝혔다. 한 심의위원이 “증언자가 5·18 때 광주에 왔다는데 무슨 근거가 있냐”고 묻자, 권 보도본부장은 “그럼 오지 않았다는 근거는 있느냐”고 반문했다.
<미디어스>에 따르면, ‘탈북자 김명국 씨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대한민국 역사를 다시 써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에도 ‘채널A’측은 “그렇게 단순논리로 보기는 어렵다”며 “당사자를 직접 만나 굉장히 상세하게 날짜별로 어떻게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제작진으로서는 (5·18 북한국 개입에 대해) 충분히 합리적인 의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변했다.
‘채널A’ 측은 “증거를 요구하는데 (증언자) 증언 이상으로 나오는 증거가 또 있느냐”며 “직접 갔다고 말하고 그 사람이 거짓말을 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없다는 데 비춰 봐서 신빙성 있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미디어스>는 이날 의견진술 과정에서 ‘채널A’의 부실 사전취재도 도마 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방송 내용에서 탈북자 김명국씨가 5·18 때 광주에 갔었다는 직접적 언급이 없는데 확인을 했느냐’는 물음에 “자세하게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전반적으로 녹취했기 때문에 방송 안 된 내용에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말해 심의위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네티즌들은 해당 소식을 접하고 '채널A'의 강변에 논리가 맞지 않아 답답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한 네티즌(파**)은 “없었으니까 증거가 되는 거 아니냐?”며 “보고도 모른다고 하네. 북한군이 내려왔음 증거를 내 놓아야 알거 아냐?”라고 비난했고, 또 다른 네티즌(한**)은 “외계인도 안 온 근거가 없으니 외계인이라 방송하지 그랬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채널A 개념없는 노이즈 마케팅 그만 좀 하지.. 쓰레기 채널이라고 광고 하는거지..”(낭만**), “채널A가 듣보잡 매국노 친일 방송이 아니라는 증거 있나”(골든***), “문 닫게 만들어라. 그래야 한국 국민의 정신건강이 편하다”(골목**), “뭐냐? 종편의 이 초딩스런 반발은? 요즘엔 애들도 똑똑해서 이렇게 비논리적인 반박은 아예 안하던데.. 이참에 아예 없애자”(그**) 등의 조롱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편, 이날 방송심의소위는 심의위원들간의 제재수위 미합의로 전체회의에 회부됐다. 최종 제재 수위는 오는 13일 9명의 위원이 참여하는 전체회의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