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MBC 취재진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이유에 대해 “국가안보의 핵심인 동맹관계를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는 악의적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강변했다.

윤 대통령은 18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대통령의 헌법수호 책임의 일환으로서 부득이한 조치였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을 남기고 돌아서는 윤 대통령을 향해 현장에 있던 MBC 기자가 “MBC가 뭘 악의적으로 했다는 건가, 뭐가 악의적인가”라고 질문하자, 이기정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이 “기자가 (들어가는 대통령의) 뒤에다 대고 그러면 안 된다”고 지적하면서 둘 사이에 설전이 벌어졌다.

당시 상황에 대해 미디어오늘은 “윤 대통령은 그간 민감하거나 답하고 싶지 않은 질문에 충실히 답변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면서 “이날도 이런 장면이 반복된 가운데, 대통령 참모진이 취재기자의 질문까지 통제하려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앞서 ‘출근하는 대통령의 상시적 도어스테핑’을 긍정적 변화로 홍보하면서 역대 대통령과 비교 불가능한 소통 방식과 횟수를 통해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는 약속을 실천하고 있다고 자찬한 바 있다”고 꼬집고는 “최근에는 최대한 모든 기자들과 얼굴을 보며 소통한다는 취지로 질의응답 장소에 윤 대통령이 올라설 단상까지 설치했다”고 전했다.

이날 이기정 비서관은 ‘MBC 보도가 악의적’이라는 윤 대통령 발언에 항의하는 MBC 기자에게 “보도를 잘하라”고 말했다. 그러자 MBC 기자는 “그게 대통령이 말씀하신 거잖아요. 저희가 지어낸 거예요? 영상이 있는데 왜 부정해요? 공개석상에서 뭐가 악의적이라는 거냐. 분석한 거 있다면서 증거를 내놓으면 될 거 아니냐”고 거세게 항의했다. 그러면서 “여기가 군사정권이냐”, “이렇게 독재적으로 하는 게 어딨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이미지 출처=MBC 보도영상 캡처>

한편,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국가안보의 핵심인 동맹관계를 이간질했다면 그것은 바로 대통령”이라며 “그런데 그 책임을 사실을 보도한 언론사에 지우는 대통령의 뻔뻔함에 기가 막히다”고 비판했다.

안 대변인은 “더욱 황당한 것은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이 가짜뉴스라는 말에 항의하는 기자에게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지키라’며 호통을 쳤다”는 것이라며 “무슨 예의를 어겼다는 말인가. 대통령의 마음에 들지 않는 질문은 아예 꺼낼 수 없는 봉건 왕조냐”고 질타했다.

그는 “우리 헌법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며, 대통령은 헌법을 수호해야 할 책임을 지고 있다”고 상기시키고는 “대통령의 욕설을 보도했다고 해서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고 세무조사해서 520억의 추징금을 물리고 기업에 광고 중단을 압박하고 있으니 대한민국을 어디로 끌고 가려는 것이냐”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언론이 대통령의 잘못을 보고도 모른 채 눈감아야 하는 것이냐. 그것이 윤석열 대통령이 만들려는 자유민주주의인지 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