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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전용기 배제’ 반헌법적 행태…침묵하는 언론은 뭔가‘나만 아니면 된다’식 불 구경할 일 아냐, 부당한 결정에 한목소리로 나서야
민주언론시민연합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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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11.12  08:28:23
수정 2022.11.12  09: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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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11월 11일, 아세안+3국 정상회의와 G20 참석차 4박 6일간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순방을 위해 출국했습니다. 동남아 순방을 앞둔 11월 9일 밤 9시경, 대통령실은 MBC 기자들에게는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문자 통보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전용기 탑승은 외교·안보 이슈와 관련해 취재 편의를 제공해 오던 것”이며 “MBC의 왜곡 ·편파방송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이유를 밝혔는데요. 다음날 출근길에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 세금을 거론하며 해외순방은 “중요한 국익이 걸려 있”다고 직접 MBC 배제 이유를 언급했습니다.

이를 두고 언론단체, 시민단체, 학계뿐 아니라 외신까지 유례를 찾기 어려운 언론탄압이라며 강력 규탄했습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언론자유를 침해한 부당한 처사이자 반민주주의적 결정이라 판단해 전용기 탑승 거부를 선언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윤석열 정부의 부당한 언론탄압을 보도하는 언론 보도를 살펴봤습니다.

   
▲ MBC 전용기 탑승 배제 관련 신문 지면(11/11)과 방송사 저녁 종합뉴스(11/10) 보도량 ©민주언론시민연합

MBC 전용기 탑승 배제가 알려진 11월 10일 지상파3사·종편4사 저녁종합뉴스와 다음날인 11월 11일 6개 종합일간지‧2개 경제일간지 지면 보도를 분석했습니다. 전용기 탑승이 배제된 MBC와 탑승을 거부한 한겨레, 경향신문을 중심으로 많은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반면, 보수·경제지들은 기사건수가 1~2건에 그치며 사안을 중요하게 보도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취재제한 짚은 방송은 MBC·KBS뿐

전용기 탑승 배제 당사자인 MBC는 11월 10일, 총 7건의 보도를 통해 정부의 언론탄압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습니다. ‘전용기 탑승이 취재 편의를 위한 제공’이라는 대통령실 주장에 대해서 MBC <‘편의제공 거부’ 아닌 ‘취재제한’>(11월 10일 이기주 기자)은 “대통령 전용기는 국민 세금으로 운용”되고 “대통령이나 대통령 비서실 소유가 아”니라며 전용기 탑승이 비행기 주인이 “시혜나 특혜를 베푸는 듯 표현하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기자들도 국민의 알권리라는 공익적 목적으로 비용을 내고 탑승”하기 때문에 “기자들의 전용기 탑승에는 세금이 전혀 안 들어간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순방취재에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주장은 “전용기는 그 자체가 취재현장”으로 기내 간담회에서 “엠바고를 걸고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거나 “중요한 사안은 기내에서 직접 발표하기도”하는 등 “1호기에서 배제되는 것 자체가 취재제한이고 취재거부인 셈”임을 강조했습니다.

   
▲ 전용기 탑승 배제가 취재 제한이라 지적한 KBS(11/10)

KBS도 <“취재제한 아니다”...실제로는?>(11월 10일 조태흠 기자)에서 대통령실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직항 민항기가 없”어 취재도 어렵고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대통령의 기내 간담회” 역시 취재가 불가능해 “사실상 ‘취재제한’과 다름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각국이 전용기에 취재진을 동승시키는 건 일정이 유동적인 순방 취재를 도와 성과를 알리고, 각종 입장도 홍보하려는 자체 필요 때문”이라며 대통령 전용기는 “취재자유가 적극 보장돼야 하는 ‘공적 장소’라”고 강조했습니다.

TV조선 “잡음에 순방 성과 가려질까 우려”

TV조선 <전용기에 MBC 배제...윤 “국익 걸린 순방”>(11월 10일 황선영 기자)은 “소위 비속어 논란을 자막으로 가장 먼저 보도한 데 이어 미 행정부에 윤 대통령이 욕설했다고 전제하며 질문해 국익을 훼손했고, 이후에도 아무 조치를 하지 않은 걸 문제삼”아 대통령실이 MBC에 전용기 배제를 고지했으며 “MBC는 ‘명백한 언론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최근의 MBC 보도는 권력비판이 아니라 왜곡과 선동에 가까웠”고 “특정정당의 선전도구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하라는 MBC 제3노조 입장을 인용했는데요. “이번 동남아 순방은 출국 전부터 잡음이 나오면서 북핵 대응과 경제협력 등의 성과가 가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전했습니다.

이어진 보도 <야 “소인배 보복” ↔ 여 “노무현은 대못질”>(11월 10일 신유만 기자)에서는 정치권 공방을 전하며 “대통령실이나 청와대가 취재편의 제공을 거부한” 과거 사례를 들었습니다. 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을 비판한 조선·동아일보 칼럼에 대해 ‘사회적 마약’이라며 전면 취재 거부”했고 2018년 남북고위급회담 대표단 출발 한 시간 전엔 “탈북민 출신 조선일보 기자가 취재단 제외 통보를 받”았다며 “2013년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가 미국 방문 중 ‘질문금지’ 약속을 깬 기자에게 해외순방 동행을 거부”한 사례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과거 사례가 이번 언론탄압의 면죄부가 되지 않는 만큼, 정부를 감싸려는 의도적인 보도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언론탄압마저 정쟁 이슈로 보도

한국경제는 언론자유를 침해한 MBC 전용기 탑승 배제 관련 기사를 단 1건만 보도했습니다. 한국경제는 <야 “소인배 같은 보복행위”…여 “DJ땐 청 출입금지”>(11월 11일 고재연·김인엽 기자)에서 “해외순방 기간 MBC 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 대통령실 결정에 대해 언론계와 정치권에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며 언론탄압 문제를 ‘논란’으로 다뤘는데요.

   
▲ MBC 전용기 탑승 불허를 여야정쟁으로만 보도한 한국경제(11/11)

한국경제는 MBC 전용기 탑승 배제를 두고 출입기자단이 “전용기 탑승 불허 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하며 반발했다면서도 윤 대통령의 발언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전용기 탑승 편의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정치권에선 공방이 벌어졌”다며 여야 주장을 전달하고 여권 일각에서 “‘언론과 불필요한 소모전을 벌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는데요. 언론자유를 저해하는 심각한 상황을 정치권 공방에 집중하며 남일인 듯 보도하는 모습입니다.

문제는 여야 정쟁으로 보도한 언론이 한국경제만이 아니라는 겁니다. 중앙일보 <전용기 MBC 못타게 해…대통령 “국익 걸려” 편협 “언론탄압”>(11월 11일 강보현 기자), 동아일보 <‘MBC 전용기 탑승배제’ 놓고…야 “언론탄압” 윤 “국익 차원”>(11월 11일 전주영·이윤태 기자), SBS <“MBC는 전용기 못 타”..“유례없는 언론탄압”>(11월 10일 김기태 기자), 채널A <순방 전부터...전용기 탑승 불허 논란>(11월 10일 조영민 기자), MBN <“대통령 사유물 아냐” vs “편파보도 때문”>(11월 10일) 등도 ‘여야 입장이 엇갈린다’던가, ‘정치권이 공방을 벌인다’며 정치인들의 날선 발언과 정쟁화에 집중했습니다.

정치인 틀린 주장 그대로 받아쓰기

여야 정치인의 입만 바라보며 받아쓰는 보도는 정쟁화만이 아닙니다. 팩트체크 없이 따옴표만 붙여 정치인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는 것도 고질적인 문제인데요. 매일경제는 <여 “노무현땐 기자실 대못”...야 “윤, 뒤끝작렬 소인배”>(11월 10일 우제윤·서동철 기자)에서 “한국일보 기자 출신”으로 정진석 비대위원장을 소개하며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출입기자를 출입 금지시킨 적도 있고 △노무현 대통령 때 기자실에 대못을 박은 일, 이런 게 언론탄압”이라는 그의 주장을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보도 전날,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정진석 위원장의 주장은 “사실 왜곡”이라고 정정을 요구했습니다. 뉴시스 <박지원 “여, DJ 때 청 기자 출입 정지 발언 왜곡·정정하라”>(11월 10일 심동준 기자)는 “DJ 때 청와대 출입기자단 엠바고를 모 일보 기자가 깨 출입기자단 자체 회의에서” 출입 정지를 결정했던 것으로 청와대에 기자를 못 오게 했다고 한 정진석 위원장의 주장은 왜곡이라고 지적한 박 전 원장의 소셜미디어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늦게 보도된 매일경제는 팩트체크 없이 정치인의 무리한 주장을 받아쓰는 데 급급했습니다.

   
▲ 정진적 비대위원장을 잘못된 주장에 대해 정정 요구에 나선 박지원 전 원장 SNS(11/10)

정 비대위원장이 언급한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사례인 ‘기자실 대못질’의 경우 2007년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 방안’을 말한 것인데요. 당시 노무현 정부는 출입처 중심의 정부 부처 기자실 제도를 없애고 개방형 브리핑룸으로 전환하겠다며, 기자라면 누구나 브리핑룸에 들어와 질문을 던지고 자료를 받을 수 있는 취지의 기자실 통폐합을 추진했습니다. 한겨레 <여 “언론통제 아냐” 대통령 옹호 야 “사과커녕 소인배 같은 보복”>(11월 11일 김해정·임재우 기자)은 개방적인 브리핑실 운영인 ‘취재 선진화’ 방안을 두고 “‘윤 대통령이 언론통제를 가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과거 민주정부 시절의 일을 언론 탄압으로 왜곡한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그러나 정 비대위원장을 잘못된 주장은 매일경제를 비롯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경제, 채널A, MBN에서 그대로 받아썼습니다.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은 채 따옴표만 붙이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보도하고 있지 않은지 언론의 반성이 필요해 보입니다.

한국일보 ‘전용기가 사유재산인가’ 비판

경향신문은 <사설/MBC 기자 전용기 탑승 배제, 언론자유에 대한 도전이다>(11월 11일)에서 “‘대통령실을 비판했다고 이런 조치를 취한 게 아니”라는 대통령실 관계자 발언은 “소가 웃을 일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익을 거론했는데, 과연 국익을 훼손한 사람이 비속어 논란을 야기한 대통령인가, 그 논란을 보도한 언론인가”라고 물으며 “언론의 사명은 진실 수호에 있지, 국익 수호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윤 대통령이 전용기를 대통령의 사유재산으로 여기는 것 아”니냐며 “나토 방문 때는 민간인 신분인 이원모 인사비서관 배우자를 전용기에 태우더니, 이번에는 특정 언론사 기자를 태우지 않겠다”고 나섰다며 “대통령 전용기의 주인은 국민이며, 대통령 부부는 공무를 위해 ‘편의’를 제공받는 단기 이용자일 뿐”이니 “착각하지 말”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일보 <사설/‘대통령 전용기 MBC 배제’, 언론 길들이기 아닌가>(11월 11일)는 MBC 탑승 배제가 “중요한 국익이 걸려 있기 때문”이라는 윤 대통령의 설명이 “설득력이 없다”며 “특정 언론사가 국익을 해칠 것이라는 예단이 합리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자칫 대통령의 외교활동 비판보도에 대한 봉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특정 언론의 보도태도를 빌미로 제한하는 것은 명백히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로 “공적 재산인 전용기 탑승 여부를 마치 정권의 특권이나 시혜처럼 여기는 언론관을 가진 것은 아닌지, 이런 조치로 언론을 입맛에 맞게 길들이려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반헌법적 언론통제, 언론이 함께 목소리 내야

한겨레 <사설/MBC 전용기 탑승 불허, 반헌법적 ‘언론통제’다>(11월 11일)는 “언론 보도에 문제가 있다면, 정정 보도나 반론 게재를 청구하는 등의 제도적 절차를 밟아 해결해야 한다”며 “전용기를 못 타게 하는 식의 치졸한 보복에 나선 건 군사정권 때도 없었던 일”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한겨레는 “21세기 민주주의 선진국에서 헌법에 명시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시대착오적 행태가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특정 언론만 집어 탑승을 불허하는 것은 실질적 취재 방해이며, 그런 점에서 언론탄압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역시 <성명/국민 알 권리 침해다! 윤석열 대통령은 MBC 전용기 탑승불허 당장 취소하라>를 통해 “언론의 취재 제한을 넘어 헌법상 가치로 보장된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반민주적 폭거”이며 “대통령실이 MBC 탑승불허를 취소하지 않는다면, 다른 언론 역시 전용기 탑승을 거부”하라 역설하며 언론자유는 언론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MBC 전용기 탑승 배제는 단순히 특정 언론에 대한 취재편의 제공을 중단하는 게 아닙니다. 시대착오적인 언론통제이자 언론자유를 위축시키는 반헌법적 행태입니다. ‘국민의 알 권리’를 내세우며 언론자유를 외쳤던 언론이 이번 대통령실의 반민주적 결정에 침묵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식으로 강 건너 불구경할 게 아니라 정쟁화 하려는 정치권 목소리를 경계하고 대통령실의 부당한 결정에 한목소리로 나서는 언론이 되길 바랍니다.

 
* 모니터 대상 : 2022년 11월 11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9>(평일)/<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7>(평일)/<뉴스센터>(주말), 2022년 11월 12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지면.

※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http://www.ccdm.or.kr)에도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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